金대통령『노사안정 없인 경제회복 먼길』

  • 입력 1999년 6월 30일 23시 14분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30일 오후 청와대에서 박인상(朴仁相)한국노총위원장과 이갑용(李甲用)민주노총위원장을 면담한데 이어 1일에는 김우중(金宇中)전경련회장 등 경제5단체장을 만난다.

김대통령이 이렇듯 직접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것은 최근 들어 경제개혁의 고삐가 느슨해졌다는 판단에서다. 김대통령은 지난 며칠 동안 “샴페인을 너무 일찍 터뜨렸다”고 거듭 지적했다.

김대통령이 노사대표들과의 연쇄회동을 통해 협조를 당부하는 것은 분위기 이완을 경계하고 경제개혁에 박차를 가하자는 뜻으로 풀이된다. 때맞춰 김호진(金浩鎭)고려대교수를 제3기 노사정위원장에 내정한 것도 같은 취지의 조치로 보인다.

김대통령은 양대 노총위원장에게 올해가 경제회복의 중대한 고비이며 이를 위해서는 노사관계의 안정이 필수적임을 강조했다. 김대통령은 먼저 “그동안 노동자들의 고통이 많았다. 내가 대통령이 돼서 수십명의 노동자가 감옥에 간 것에 대해 얼마나 가슴이 아픈지 모른다”며 노동자들을 위로했다.

김대통령은 다른 한편으로는 “합법적인 활동을 보장하는데도 왜 불법파업을 하느냐. 노동자의 말이 다 옳은 것은 아니다”며 경제회복을 위한 노동자들의 책임을 강조했다. 또 “이제 명동성당에는 그만 가라”고 뼈있는 농담을 하기도 했다.

노총위원장들도 이날 구속노동자 석방 등 당면현안에 대해 솔직한 의견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쌓인 불신과 오해를 상당히 씻어낼 정도로 허심탄회한 분위기였다고 배석했던 박준영(朴晙瑩)대통령공보수석비서관은 전했다. 김대통령은 경제5단체장들과 만나서는 재벌개혁의 조속한 마무리를 강조할 예정이다.

〈최영묵기자〉moo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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