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사거리 횡단보도 교통체증 유발 심각

  • 입력 1999년 7월 1일 18시 33분


서울 종로구 세종로 광화문사거리의 세종문화회관과 광화문빌딩 사이 대로에 만들어진 횡단보도가 차량의 흐름을 방해해 심각한 교통체증을 유발하고 있다.

1일 낮 12시경 서대문구 서대문사거리에서 광화문사거리에 이르는 새문안길. 종로나 시청 쪽으로 향하는 차량들이 길게 늘어서 도로 전체가 주차장을 방불케 했다.

광화문사거리 못미쳐 횡단보도 안에 만들어진 보행섬(안전지대) 근처에서 특히 정체가 심했다. 버스전용차로로 달리던 버스들은 종로 쪽으로 직진하기 위해 2,3차로로 급히 차로를 바꾸려고 애썼고 시청 방면으로 우회전하는 차량들은 보행섬과 인도 사이의 차로로 진입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개인택시 운전사 황모씨(45)는 “횡단보도가 설치된 뒤 사거리를 통과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횡단보도 설치 전보다 3∼4배 길어졌다”고 말했다.

횡단보도 바로 앞에 버스정류장이 있는 것도 정체를 부추기는 또다른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버스가 정류장에 서있을 때는 우회전 차량도 그 뒤에 멈춰 버스가 움직일 때까지 마냥 기다릴 수밖에 없다는 것.

또 세종로에서 광화문사거리를 지나 광화문빌딩을 끼고 P턴하는 차량이 신호를 미처 보지 못하고 종종 정차금지구역에 들어서는 바람에 체증을 유발하기도 한다고 한 교통경찰관은 설명했다.

이 횡단보도는 4월 초 서울시와 서울경찰청이 세종문화회관과 덕수궁 쪽을 연결하는 ‘걷고 싶은 거리 만들기’ 사업의 일환으로 설치한 것. 길이 39m 폭 12m인 이 횡단보도에는 한번에 건너기 힘든 장애인 등을 위해 중간에 보행섬을 설치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횡단보도 설치 후 차량 대기행렬이 길어지는 등 교통흐름이 악화됐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며 “안전지대를 줄여 우회전 차량이 지나는 길을 넓히고 버스정류장도 옮기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이기홍·이명건기자〉sechep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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