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콜라-사이다로 건배 달라진 음주문화

  • 입력 1999년 7월 5일 19시 24분


양주와 맥주를 섞어 만드는 ‘폭탄주’로 상징되던 검찰의 음주 문화가 눈에 띄게 변하고 있다.

최근 검찰 내부에서 형성된 불문율은 ‘점심 음주 불가, 저녁 폭탄주 자제’.

지난달 25일 박순용(朴舜用)검찰총장 취임 및 검사장 승진 인사 이후 처음 열린 전국 검사장회의 당시 점심 때는 박총장의 뜻에 따라 ‘포도주스 1잔’만 돌았다.

최근 전주지검에 사무감찰을 다녀온 정홍원(鄭烘原)대검감찰부장은 감찰이 끝나면 ‘한잔’ 하는 오랜 관례를 깨고 후배검사들과 식사자리에서 콜라와 사이다로 건배하고 자리를 끝냈다.

검찰의 음주문화를 환골탈태(換骨奪胎)시킨 계기는 물론 진형구(秦炯九)전대검공안부장의 ‘폭탄주 발언’.

이 때문에 대검찰청과 서울지검이 모여 있는 서울 서초구 서초동 법조타운 주변 음식점들은 요즘 울상이다. 예전 같으면 6월 단행된 검찰간부 인사에 따른 ‘승진 사례 회식’이 지금까지 이어져 한창 매상을 올렸을 때다.

그러나 많은 검사들은 음주문화 변화에 찬성하고 있다.

술이 약해 점심 때 폭탄주를 한두잔만 마셔도 사무실에서 한동안 눈을 붙이곤 했다는 한 검사는 “지금 생각해 보면 직원들이 어떻게 받아들였을지 민망하다”면서 “적어도 낮술만큼은 사라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승련기자〉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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