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검찰부는 원래 검찰부장과 검찰관 및 수사관을 합쳐 9명뿐이지만 병무비리 수사를 계기로 육해공군에서 인력을 지원받아 식구가 22명으로 늘었다.
이 중 수사실무를 지휘하는 군 검찰관 10명은 사법시험이나 군법무관 시험에 합격한 뒤 군복무중인 20대 후반∼30대 초반의 위관장교들.
대부분 대위 또는 중위로 계급이 낮고 사회생활 경험도 거의 없는 ‘젊은이’들이다. 하지만 그들은 병무비리를 뿌리뽑겠다며 40, 50대의 수사관들과 함께 몇개월째 밤샘근무를 하고 있다.
병무비리 수사가 확대되면서 이들 역시 군 안팎으로부터 많은 청탁 압력과 금품유혹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화 하나. 최근 병무비리 수사대상자 중 한명인 A씨는 사법고시 출신인 김모검찰관(대위)에게 “검찰부의 웃분에게는 다 얘기됐으니 당신만 눈감으면 된다”며 1500만원을 건넸다. 그러나 김검찰관은 즉각 수사관을 시켜 그를 체포했다. 그리고 A씨가 거명한 자신의 직속상관을찾아가 “잠깐좀알아볼게있다”며말을 건넸다.
그 상관은 김검찰관으로부터 한참 꼬치꼬치 질문을 받아야 했다. 그리고 ‘혐의가 풀린 뒤에야’ A씨가 자신의 이름을 팔았으며 김검찰관이 상관인 자신에게도 ‘혐의’를 두고 ‘사실상의 조사’를 했다는 것을 알았다.
김검찰관의 오해를 산 상관은 다름아닌 고석(高奭·39·육군대령)검찰부장이지만 그 역시 ‘단칼’이라는 별명이 말해주듯 불의를 보고 못참는 원칙주의자.
박선기(朴宣基·육군소장)국방부 법무관리관은 “청년장교들이 병무비리를 수사하며 진심으로 사명감을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송상근기자〉songmoon@donga.com
◆구속자 명단
▽의병전역비리(알선수수자)〓박길주(48·예비역 중령·1200만원) 박민식(52·예비역 원사·〃) 임득규(52·예비역 대령·1000만원)
▽병역면제비리〓정재효(63·무직·8300만원 수수) 조문길(58·전병무청 6급·6700만원 수수) 김진대(51·전병무청 6급·6000만원 수수) 이상직(67·무직·4600만원 수수) 김만식(55·무직·3500만원 공여) 김병승(54·대우프로농구단부장·〃) 여창대(51·부동산임대업·3000만원 공여) 이상진(67·예비역상사·2500만원 수수) 정종대(52·자영업·2500만원 공여) 정재호(49·현대프로야구단홍보부장·2000만원 공여) 배계옥(52·주부·2000만원 공여) 이상호(69·보석판매점 경영·1780만원 수수) 조진구(45·병무청 직원·1500만원 수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