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리스트냐』여야 정치인들 전전긍긍

  • 입력 1999년 7월 16일 19시 05분


정치권이 또다시 ‘리스트 공포’에 떨고 있다.

임창열(林昌烈)경기도지사 부부가 잇따라 구속되자 16일 정가에서는 “‘서이석(徐利錫)리스트’나 ‘주혜란(朱惠蘭)리스트’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추측이 급속히 확산됐다. ‘서이석리스트’는 서이석전경기은행장이 경기은행 퇴출을 막기 위해 로비를 한 정관계 인사들을 지칭하는 말.

한나라당의 한 고위당직자는 이날 “검찰이 주씨를 한달 이상 내사한 것으로 볼 때 다른 명단도 갖고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며 “당시 인천 경기지역에서는 ‘경기은행을 살려야 한다’는 게 일반적인 정서였던 만큼 범위가 의외로 넓을지 모른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이미 인천 경기지역 단체장과 국회의원 지역유지 등 4,5명이 실명으로 거론되기 시작했다.

여당관계자들은 “로비가 집중적으로 이루어졌던 게 지난해 5, 6월이었던 만큼 현 여권인사가 표적이 되지 않겠느냐”며 긴장을 감추지 않았다. 한나라당도 “여권을 저렇게 칠 정도면 한나라당은 어떻겠느냐”며 불안해하는 모습이다.

‘서이석리스트’가 주로 인천 경기 지역 인사들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 ‘주혜란리스트’는 권력핵심 주변을 향하고 있는 점이 다르다. 주씨가 마당발인데다 권력핵심부와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점, 주씨가 뇌물로 받은 4억원의 용처가 불분명하다는 점 등을 들어 정치권에서는 ‘주혜란리스트’의 파괴력이 상당할 것이라는 관측도 대두된다.

〈박제균기자〉phark@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