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우씨 외에도 아태재단의 고위 임원을 사칭한 사기 범죄가 97년 대선 직후부터 최소 6건에 이른다. 재단관계자는 “최근에도 재단 사무실에는 ‘이 사람이 재단 임원이 맞느냐’는 확인 전화가 한달 평균 40∼50통씩 걸려오고 있다”고 밝혔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98년 5월 경기도의 모지방검찰청에서 발생한 사기사건. 사기범 김모씨는 다짜고짜 지청장실로 들어가 “나는 아태재단 비서실장인데 피의자 모씨를 재단차원에서 보호해 줄 필요가 있으니 풀어달라”고 요구한 것.
이때 지청장이 쩔쩔 매는 모습을 보고 분개한 한 젊은 검사가 사기범의 신원 확인에 들어가 사기범을 붙잡을 수 있었다.
98년 3월에는 한 사기범이 “아태재단이 ‘아태일보’라는 중앙유력지를 창간한다”며 재력가들에게 돈을 모으다 붙잡혔고 5월에는 재단 임원을 사칭한 사기범이 “아태재단이 빠찡꼬 인허가권을 주기로 했다”며 투자자를 모으다가 붙잡혔다.
〈이완배기자〉roryre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