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건을 수사중인 인천지검은 22일 이영우(李映雨·57)씨가 아태재단 미주지부 이사를 사칭해 서이석(徐利錫·구속중)전경기은행장으로부터 1억원을 받았다며 이씨를 사기혐의로 구속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해 6월 서울 인터컨티넨탈 호텔 1층 일식당에서 ‘경기은행이 퇴출되지 않도록 영향력을 행사해주겠다’며 서전행장으로부터 1억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다.
검찰은 이씨가 이 과정에서 아태재단 미주지부 이사를 사칭, 로비를 해주겠다며 접근했으며 이 사건은 단순 사기사건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서전행장의 한 측근은 “서전행장이 이씨에게 속아서 돈을 준 것이 아니라 이씨가 권력 핵심인사와 가까운 것으로 알고 이 인사를 통해 로비를 해달라며 돈을 줬다”고 말했다.
이 측근은 “당시 경기은행 간부들과 은행에 이해관계가 있는 인천지역 일부 기업인들은 은행퇴출문제가 권력핵심의 결단에 달린 것으로 보고 권력핵심에 ‘선(線)’이 닿을 만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집중 로비를 하려고 계획했다”고 말했다.
이 측근은 “경기은행측은 이씨가 아태재단 미주지부의 핵심인물인 것으로 파악하고 이씨에게 ‘당신이 모시고 있는 씨를 통해 로비를 해달라’며 돈을 줬다”고 말했다.
서전행장측은 “이씨에게 돈을 줬다는 내용도 서씨가 처음 조사받을 때인 5월 초 모두 진술한 것”이라며 “이씨가 단순 사기범이라면 왜 그때 수사를 안했겠느냐”고 말했다.
서전행장측은 또 “당시 이씨측에서 돈을 더 요구해와 주려고 했으나 임창열(林昌烈)경기지사의 부인 주혜란(朱惠蘭)씨가 ‘고위층에게 얘기해 퇴출을 틀림없이 막아주겠다’고 자신있게 말해 퇴출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믿고 이씨측에 돈을 더 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인천지검은 이씨가 서전행장으로부터 1억원이 입금된 통장을 받은 사실을 확인하고 이 돈의 흐름을 추적하고 있다.
인천지검 유성수(柳聖秀)차장검사는 “이씨가 1억원이 입금된 통장에서 수표로 돈을 인출했을 경우 이 돈이 어디로 흘러갔는지를 쉽게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위용기자·인천〓박정규기자〉viyonz@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