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수무단방류 폭로 메모 제지공장 환경담당 자살

  • 입력 1999년 7월 30일 18시 44분


경남 양산의 한 제지공장 직원이 회사측의 폐수 무단방류 지시 등을 기록한 메모를 남기고 자살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양산경찰서는 27일 오전 양산 A제지 오폐수처리장 사무실에서 자살한 이 회사 오폐수담당 주임 지모씨(52)의 유족이 유품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지씨가 작성한 폐수 무단방류 지시 등의 메모가 발견됨에 따라 수사에 나섰다고 30일 밝혔다.

지씨는 A4용지 6장 분량의 이 메모에서 “회사의 지시로 제지공정에서 발생하는 하루 300t의 폐수 중 250t을 비밀구멍에 호스로 연결해 방류했으며 이를 시정해줄 것을 회사측에 요구했으나 묵살당했다”고 밝혔다.

지씨는 또 “양산시 단속반이 폐수 무단 방류사실을 적발했으나 무마됐으며 단속반이 나올 때마다 마음이 불안했다”고 털어놓았다.

이에 대해 회사측은 “공장의 폐수 전량을 하수관을 통해 양산하수종말처리장으로 보내 적법하게 처리하고 있다”며 “지씨는 최근 지사로 발령이 나자 이에 반발하는 등 회사측과 갈등을 빚어왔다”고 말했다.

〈양산〓정재락기자〉jr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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