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검찰, 파업유도발언 「양치기 소년」

  • 입력 1999년 7월 30일 19시 28분


파업유도 의혹 사건 수사는 부수적인 성과(?)로 청와대와 검찰 등 정부 관계자들이 ‘거짓말’을 한 사실을 드러냈다. 진형구(秦炯九)전대검공안부장의 파업유도 발언이 보도된 직후인 6월8일 대검의 안영욱(安永昱·현 울산지검 차장)전공안기획관과 김윤성(金允聖·현 대검 중수부3과장)전공보관은 기자실에 내려와 검찰의 자체 ‘진상조사’ 결과를 설명했다. 이들은 “진상조사 결과 진전부장이 자신의 업적을 과장해 발언한 것이 마치 검찰이 조폐공사의 파업을 유도한 것처럼 오해를 불러일으켰으나 이는 전혀 사실과 다르다는 것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청와대도 기자회견을 통해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김중권(金重權)비서실장은 “정식절차를 밟아 추가조사를 할 용의가 없느냐”고 묻자 “이번 일은 단순한 사안”이라며 “조사를 더 이상 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검찰 특별수사본부는 30일 수사결과 발표를 통해 “파업유도는 실제로 있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김실장은 당시 검찰이 진상조사 결과 사실이 아니라고 보고해서 이를 토대로 발표한 것”이라며 “‘검찰의 보고에 따르면’이라는 전제를 달았기 때문에 거짓말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더구나 김윤성 전공보관은 검찰특별수사본부의 수사결과 발표가 있은후 언론과의 접촉을 피했다.

검찰 주변에서는 무슨 일만 터지면 정확히 알아보지도 않고 무조건 ‘사실이 아니다’고 부인부터 하는 것은 범죄자들이 일단 걸리면 부인부터 하는 행태와 다를 것이 없다는 비판도 있다.

〈이수형·정위용기자〉so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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