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안전해야 할 군부대 내에서의 인명피해가 민간인보다 상대적으로 더 클 뿐만 아니라 수해때마다 장병들의 인명피해가 끊이지 않고 발생하고 있다. 이번의 경우 집중호우에 따라 주요 지휘관을 포함한 전병력을 비상대기시키는 군 재해대책 3단계가 1일 오전5시에야 발령됐다. 이미 사병 5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된 뒤였다.
국방부 재해대책본부가 전군에 재해대책 2단계(경계상태)를 발령한 것은 지난달 31일 오후6시. 따라서 대처가 신속했다면 피해를 막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 그런데도 이같은 피해가 난 것은 쉽게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다.
집중호우로 군 장병들이 숨지거나 부대시설 및 장비가 침수되는 등 피해를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96년의 경우 경기 강원지역에 폭우가 내리면서 군부대 막사 12곳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장병들이 매몰돼 58명이 숨지고 36명이 중상을 입었다.
지난해엔 장병 13명이 숨지고 6개 기지에서 지뢰 329발이 유실됐다. 군당국은 여름철 집중호우 때마다 군 피해가 되풀이되는 이유에 대해 경기 강원지역의 부대가 대부분 산악지대에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집중호우가 내리면 지형특성상 산사태가 발생하기 쉬운 취약성을 안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휴전선에 가까운 전방일수록 부대 막사시설이 낡아 집중호우 뒤 한꺼번에 무너져내리는 흙더미에 취약하고 그만큼 장병들이 피해를 볼 가능성이 높다.
물론 군은 96년 폭우피해를 계기로 재해대책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기 때문에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고 설명한다.
이번 폭우로 숨지거나 실종된 사병은 다음과 같다.
▽사망 △김동운 이병(21·비룡부대 632포병대대) △이민수(李閔洙·23·비룡부대 전차대대)병장 △이양섭(李陽涉·23·〃)상병 △이동규(李東揆·22·〃)상병 △김윤석 일병(22·1군단 2기갑여단) ▽실종〓이현규상병(미2사단 본부포대)
〈송상근기자〉songmo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