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레저용품을 판매하는 김모씨(38)는 요즘 하루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 사이버 주식거래를 한다.
김씨는 IMF체제 이후 매상이 뚝 떨어져 여직원 월급도 제대로 못주게 되자 올 봄부터 부업으로 주식투자를 시작했다.
경기 고양시에 사는 주부 박모씨(37)는 5월 주식에 뛰어들면서 휴대전화를 샀다.
“집에서는 인터넷으로 주식시세를 보면 되지만 시장보러 가거나 첫째 아이(9)를 학원에 데려다 주러 외출할 때는 휴대전화로 700주식정보서비스를 이용한다.”
주식열풍은 회사원뿐만 아니라 자영업자와 주부들에게도 거세게 불고 있다.
동아일보 특별취재팀이 서울시내 10개 증권사 객장에서 자영업자 주부 등 8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하루 3시간 이상을 주식투자에 쏟는다’는 사람이 46.0%(40명)였다. ‘5시간 이상’도 23.0%(20명)나 됐다.
이들중 60명(69.0%)은 주식 때문에 초조감 불면증 등을 겪은 적이 있다고 대답했다.
한편 응답자의 32.2%(28명)가 ‘자산 대부분을 주식에 투자하거나 빚을 내서라도 주식을 하겠다’고 대답했다. 이는 같은 대답을 한 회사원(25.6%)보다 6.6%포인트 높은 수치. ‘여유자금만으로 주식을 하겠다’는 응답은 회사원(39.9%)보다 14.6%포인트나 낮은 25.3%(22명)에 불과했다.
주식전문가들은 “자영업자나 주부는 회사원보다 행동과 시간의 제약을 덜 받는데다 투자패턴이 과감해 주식에 빠져들면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을 가능성이 더 크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