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올가」위력]원자폭탄 1만개 에너지 맞먹어

  • 입력 1999년 8월 3일 19시 27분


3일 한반도를 강타하고 지나간 제7호 태풍 올가(OLGA)는 핵무기의 후폭풍을 연상케 할 정도로 가공할 만한 위력을 발휘했다.

당초 예상됐던 태풍 올가의 중심최대풍속은 초속 30m. 그러나 이날 오전 올가의 영향권에 들었던 제주해역 인근 마라도에서는 초당 순간 최대풍속이 43m에 달했다.

이같은 수치는 최악의 인명피해(사망실종 849명)를 기록했던 59년 사라호와 맞먹는 것으로 국내에서 기상관측이 시작된 1904년 이래 역대 최대 순간풍속 기록 가운데 8위에 해당하는 위력. 통상적으로 태풍의 풍속은 초속 20m가 넘을 경우 보행이 어렵고 30m가 넘으면 목조로 만든 가옥이 무너진다.

또 초속 35m에 이르면 열차가 넘어지고 40m를 넘어서면 돌이 바람에 날아다닐 정도. 따라서 올가는 열차를 쓰러뜨리고 돌을 날려버릴 정도의 엄청난 위력을 가진 셈이다.

이같은 올가의 ‘파워’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 나가사키를 초토화시켰던 원자폭탄 1만개에 해당하는 에너지와 비교될수 있다.

이 때문에 이날 오후 올가가 휩쓸고 간 전남 해남군과 완도일대에서는 사람이 서있기 힘들 정도의 강풍이 몰아치면서 도로의 전신주와 가로수가 넘어지는 한편 아파트 유리창까지 깨져 주민들을 공포에 떨게 했다.

〈윤상호기자〉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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