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우 주춤 복구 본격화…사망·실종 64명

나흘째 계속된 집중호우가 그치면서 마침내 본격적인 수해복구작업이 시작됐다.

집중호우와 제7호 태풍 ‘올가’로 수해를 입은 서울과 경기 강원 충청 경북 등지에서는 4일 주민과 공무원 군인 경찰 등이 총동원돼 대대적인 복구작업이 이뤄졌다.

그러나 피해 규모가 워낙 크고 앞으로 또다른 집중호우와 태풍이 닥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완전한 피해복구에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1일 오전부터 교통이 통제됐던 서울 잠수교는 4일 오후 10시반부터 차량통행이 재개됐다. 서울시는 이에 따라 5일 오전 7시부터 남산 1,3호터널의 혼잡통행료를 다시 받기로 했다.

◆복구 현황◆

중앙재해대책본부는 이날 물빼기작업으로 침수된 전국의 주택 9647채 가운데 8252채(86%)와 농경지 4만4064㏊중 3만7203㏊(84%)의 물을 빼냈다고 밝혔다.

또 전기가 끊긴 경기와 강원 북부지역에 한국전력의 변압기 166대와 장비 1523대를 투입해 정전된 182만4698가구 중 96.5%에 대해 전기공급을 재개했다.

이와 함께 통신이 두절됐던 전화 7만7690회선 중 66%가 복구됐고 경기지역 일대 130개 무선전화 기지국 중 118개소(91%)의 복구가 완료됐다.

그러나 정수장 침수로 수돗물 공급이 중단된 경기 북부와 강원 화천지역 8만8960가구 가운데 물공급이 재개된 곳은 2만4566가구(28%)에 불과하고 생수 공급량도 턱없이 부족해 식수난이 가장 큰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또 수해지역에서 발생한 4만여t의 쓰레기는 처리율이 1%에 그쳐 악취에 따른 불편과 전염병 발생 우려 등이 제기되고 있다.유실된 도로와 하천도 29% 복구됐다.이날 복구작업에는 국방부가 14만6537명의 병력과 헬기 등 장비 2506대를 투입했으며 경찰은 1386명의 인력과 장비 536대 등을 지원했다.

한편 전국재해대책협의회와 대한적십자사는 이날 오후까지 학교 교회 관공서 등에 대피중인 7991가구 2만3910명의 이재민들에게 △의류 1만9264점 △침구 6845점 △라면 1만750상자 △가스레인지 3984개 △쌀 1만5400㎏ △생수 561t 등을 제공했다.

◆수해 현황◆

중앙재해대책본부는 지난달 31일부터 5일 0시 현재까지 40명(군인 6명 포함)이 숨지고 24명(군인 1명 포함)이 실종되는 등 모두 64명의 인명피해가 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말했다.

또 주택 108채가 파손되고 농경지 1490㏊가 유실 또는 매몰되는 등 많은 재산피해가 났다.

이중 태풍으로 인해 △호남지역에서 11명이 사망 또는 실종되고 △제주 등지에서 농경지 40㏊가 유실 또는 침수됐으며 선박 89척과 건물 76채가 파손되거나 침수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진영기자〉eco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