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大그룹 계열사 부당지원 과징금 1000억원 부과키로

  • 입력 1999년 8월 12일 19시 27분


공정거래위원회의 5대그룹 3차 부당내부거래 조사 결과 삼성 현대그룹 등이 후순위대출 역외펀드 투신펀드 등을 통해 교묘하게 부실계열사를 지원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5대그룹 금융계열사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특별검사가 증권 보험 외에 종합금융 카드 할부금융회사 등으로 확대된다.

◆ 공정위

전윤철(田允喆)공정거래위원장은 12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5대그룹 전체에서 적발된 계열사간 지원성 거래규모는 지난해 1,2차 조사때 적발액을 합친 5조5000억원보다 많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공정위가 부과하는 과징금 규모도 사상최고인 1000억원대가 될 전망이다. 과징금은 1차때 704억원, 2차때 209억원이었다.

▽삼성〓삼성생명은 97년말과 98년초에 삼성계열이 아닌 금융기관에 대해 2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매입했으며 대신 이 금융기관은 삼성계열의 부실회사가 발행한 사모사채를 저리로 인수해준 것으로 드러났다.

또 삼성전자는 친족독립경영회사가 발행한 기업어음(CP) 300억원 어치를 종금사를 통해 저리로 사준 것으로 밝혀졌다.

▽현대〓현대중공업은 다른 5개 계열사가 만든 역외펀드의 순자산가치가 마이너스가 되는 등 부실화됐음에도 불구하고 여기에 1690만달러(약 235억원)를 투입, 이를 다시 펀드를 설립한 계열사들을 지원하는데 사용토록 했다.

또 현대투신운용을 통해 부실계열사가 발행한 CP 2500억원어치를 저리로 매입, 이 투신운용사의 펀드에 편입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기타〓대우증권은 계열사가 발행한 2800억원 어치의 CP를 저리로 매입, 지원했고 LG는 계열 금융기관이 계열내 다른 금융기관에 대해 1200억원의 콜자금을 지원했다. SK도 우량 계열사가 부실 계열사에 대해 3000억원 이상의 CP를 저리로 매입해준 것으로 밝혀졌다.

◆ 금감원

제2금융권을 통한 재벌그룹의 계열사 부당지원을 철저히 차단하기 위해 당초 증권 투신 보험 등에 한정했던 검사대상을 확대할 계획.

LG그룹은 이미 검사가 끝난 증권 투신운용 등 2개사 외에 종금 캐피탈 등이 추가됐다. 16일부터는 삼성그룹 7개 금융기관(증권 투신증권 투신운용 생명투신운용 생명보험 캐피탈 카드)이 연계검사를 받는다.

11월까지 현대 5개사(증권 투신증권 투신운용 캐피탈 울산종금), SK 3개사(증권 투신운용 생명보험), 대우 5개사(증권 캐피탈 서울투신운용 교보생명 다이너스클럽코리아)에 대해서도 검사가 실시된다.

중점 검사사항은 △금융사와 계열사간 편법 자금거래 △계열사에 대한 특혜상 자금지원 △한도를 넘는 계열사 유가증권 인수 등이다.

〈정경준·송평인기자〉news9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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