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 학교가 입시위주의 영어 교육에서 벗어나 듣고 말하고 읽고 쓰는 실제 언어로서의 영어 교육을 성공시킬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학교관계자들은 학생들이 영어에 대한 관심과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번 대회에서 대상을 비롯해 7명의 수상자를 낸 서울 대원외고는 해마다 영어 에세이 쓰기, 영어 말하기 대회 등 각종 교내 행사를 통해 학생들에게 영어에 대한 자극을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대원외고의 이같은 교내행사는 이번 고교생 영어경시대회를 포함해 공신력이 높은 각종 교외 경시대회의 예선 역할도 한다.
또 학년별로 토플점수 취득 하한선을 정해 일정 기준에 오르지 못한 학생에게는 겨울방학 때 별도 지도를 하고 있다. 토플점수 하한선은 1학년은 450점, 2학년부터는 550점으로 상당히 높은 편.
과천외고도 해마다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토익시험을 치르도록 권장하고 방과후 특기적성교육을 통해 토익과 토플을 준비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학생들은 축제기간에 자신이 전공하는 언어로만 진행되는 ‘전공어 예술제’를 열기도 한다. 이같은 행사를 통해 학생들이 외국어에 재미를 붙이고 더욱 친숙해질 수 있게 되는 것은 물론이다.
일반 고교로서 많은 외국어고교를 제치고 우수고교에 선정된 서울 경복고의 경우 최근까지 외국어 특성화 학교로 지정됐던 것이 큰 보탬이 됐다.
경제 위기로 예산지원이 끊이는 바람에 지금은 중단됐지만 97년까지는 영어뿐만 아니라 독어 프랑스어 중국어 일어 스페인어 등 각종 외국어 수업을 원어민 강사가 진행했던 것.
전통적으로 외국어교육에 관심이 높았던 이 학교는 원어민 강사가 모두 떠난 뒤에도 1,2학년을 대상으로 일주일에 한시간씩 영어회화시간을 마련할 정도로 영어에 대한 열의를 보이고 있다.
이 학교 김준환(金浚煥·영어)교사는 “학생들이 원어민 강사와 함께 공부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다른 학교 학생들보다 외국어에 대해 자신감을 갖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홍성철기자〉sungchu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