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당국은 우선 북한보다 수적으로 열세인 탱크 야포 전투기 함정 등 재래식 무기를 늘리는 식의 군사력 증강으론 21세기의 안보환경에서 국가안보를 제대로 지킬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국제적으로 냉전구조가 해체됐지만 남북분단과 함께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가 각축을 벌일 동북아 지역은 앞으로도 불안정 상태가 계속된다는 전망에 따른 것이다.
우선 북한은 남한에 비해 병력이 1.7배, 장비가 1.9배 많은데도 핵 미사일 화생무기 등 대량 살상무기를 적극 개발 중이다.
당장은 ‘발등의 불’인 북한 위협에 대처하는 게 시급하지만 우리가 앞으로 더욱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대상은 주변국의 군사력 증강 움직임이다.
일본의 경우 막강한 경제력과 최첨단의 군사기술을 바탕으로 군사력 증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공중조기경보기 17대, 7000t급 이지스함 4척을 포함해 4000t급 안팎의 전투함이 60척이나 되며 앞으로 대형수송함(9000t급) 2척과 이지스함(7000t급) 4척을 더 확보할 계획이다.
또 군사용으로 전환이 가능한 사거리 5000㎞의 로켓 발사시험을 끝냈으며 전역미사일방위체제(TMD)개발에 착수했고 세계 최정상급인 F2 차세대전투기는 미국과 공동 제작키로 했다.
국방부는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와 똑같은 수준의 군사력을 갖추는 건 불가능하고 또 바람직하지도 않지만 강대국 사이에서 국가를 지키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억지력은 갖춰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를 위해 소수정예의 상비군, 첨단무기로 무장된 정보과학군이 되도록 군 구조를 지금부터 개편하고 공중조기경보기, 중장거리 미사일, 이지스함정 등 전략무기 체계를 확보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군 관계자는 “단기적으론 북한이, 장기적으론 주변국이 한국을 공격할 경우 득(得)보다 실(失)이 많다는 판단을 내리도록 하는 수준의 억지력을 갖추자는 게 국방 장기정책의 목표이자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송상근기자〉songmo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