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예산 감소 추세…「高價의 첨단무기」확보 의문

  • 입력 1999년 8월 19일 19시 11분


이지스함 1척 9600억원, F15E급 차기 전투기 1대 1070억원, 공중조기경보기 1대 5160억원, 차기 미사일 1기 450억원….

감군(減軍)방침에 따라 군의 몸집이 줄어들어도 전략무기 체계를 도입하고 운영하려면 국방비 규모는 지금보다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 미래 한국군의 핵심전력을 ‘돈먹는 하마’라고 부르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과 같은 국방예산 규모로는 야심만만한 전력증강 계획을 추진하기 힘들다는 게 군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우선 정부재정에서 국방비 비중이 계속 줄어들고 있다. 93년 이후 정부재정 증가율이 평균 13.8%인데 비해 국방비 증가율은 그 절반인 6.6% 수준.

국내총생산(GDP)에서 국방비가 차지하는 비율도 6.46%(78년)→4.2%(88년)→3.07%(98년)로 감소 추세이다. 올 국방예산은 사상 처음으로 0.4% 줄었다.

IMF충격으로 정부의 중기 재정계획이 흔들리면서 국방부가 수립한 ‘국방중기계획(2000∼2004년)’ 역시 크게 수정됐다.

군 당국은 미국 덕분에 우리가 다른 국가보다 상대적으로 적은 부담으로 안보를 지켜왔지만 주변국이 군사력을 계속 증강하는 상황에서 국방비 비중이 더 이상 내려가선 곤란하다고 강조한다.

강대국의 외교군사정책이 국익에 따라 언제든 바뀔 수 있는 상황에서 국방 자주화는 더 이상 미룰 수 없고 군사력 건설의 효과는 10∼15년 뒤에 나타나므로 21세기 군사력은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는 것.

물론 군은 국방예산의 투명성에 대해 국민여론이 긍정적이지 않다는 점을 의식, 국방비 증액을 큰 목소리로 주장하지 못하고 있다.

국방부는 21세기 안보환경에 대비한 국방비 증액문제를 공론화하기 위해 다음달에 한국경제학회와 공동 학술회의를 개최할 계획이다.

〈송상근기자〉songm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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