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로비 청문회]청와대, 청문회 공식논평 일절 안내

  • 입력 1999년 8월 24일 19시 19분


국회 법사위의 ‘옷로비의혹사건’ 청문회에 대해 청와대는 줄곧 침묵으로 일관, 눈길을 끌고 있다. 공식논평도 일절 없고 청와대 관계자들도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말을 극도로 아끼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23일 청문회에서 배정숙(裵貞淑)씨가 정일순(鄭日順)라스포사사장이 청와대에 로비를 했다는 주장을 제기한데 대해서도 어떤 반박이나 설명이 없다. “‘옷로비의혹’ 자체가 터무니없는 주장이기 때문에 대응할 가치조차 없다”는 게 청와대측 비공식논평의 전부다.

대통령 부인인 이희호(李姬鎬)여사가 라스포사의 옷을 입었다는 증언에 대해서도 가부간 언급이 없다.

그러나 이런 가운데에서도 청와대는 청문회의 향배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비서실 내 각 사무실에서는 관계자들이 일손을 놓고 TV생중계를 시청하느라 여념이 없다.

특히 ‘몸통설’이 거론될 때는 민감하게 돌아가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불똥이 언제 날아들지 모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증언이 하루 연기된 정일순씨의 입에서 어떤 말이 튀어나올지에 관심이 집중돼 있다.

청와대 안팎에서는 “한나라당에서 이희호여사의 공식행사 참석 사진을 대조하면서 라스포사의 옷을 입었는지 조사하고 있다더라”는 등의 얘기도 나온다.

청문회 논란대상 중 하나인 ‘사직동팀’에 대해서도 비슷한 반응이다. 사직동팀을 지휘하는 박주선(朴柱宣)법무비서관은 이날 하루종일 보도진 등 외부인사와의 면담을 피했다.

법무비서관실은 한나라당 정형근(鄭亨根)의원이 청문회에서 사직동팀의 내사자료를 확보하고 있다고 밝힌데 대해 “괜히 호기를 부리는 것”이라고 일축하면서도 긴장감을 감추지는 못했다.

〈최영묵기자〉moo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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