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로비 청문회]앙드레 金 튀는행동 눈길

  • 입력 1999년 8월 24일 22시 54분


24일 옷로비 청문회장에서 ‘앙드레 김’은 단연 튀었다. 이순을 넘긴 나이(64세)에도 불구하고 짙은 화장에 ‘여장(女裝)’을 연상케 하는 흰색 무대의상을 입은 특이한 외모부터 그랬다.

주요 증인도 아니면서 변호사를 대동한 것도, 증언 첫머리부터 ‘본명 소동’을 빚은 것도 관심을 모았다.

이날 저녁늦게 증언대에 선 그는 자신의 이름을 ‘앙드레 김’이라고 소개했다가 목요상(睦堯相)위원장으로부터 “본명을 밝히라”는 핀잔을 듣고는 머쓱해 하며 김봉남(金鳳男)이라고 본명을 말했다. 그는 검찰조사 과정에서도 가능하면 본명을 밝히지 말아줄 것을 부탁했었다는 후문이다.

그가 본명을 밝히자 방청석에선 “그랬구나”하며 웅성거리는 소리도 들렸다. 이날 목위원장은 김씨의 튀는 복장과 행동이 눈에 거슬리는 듯 정회 도중 동료의원들에게 “그사람 옷차림이 그게 뭐야”라며 못마땅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그러나 그의 답변은 냉정했다. 그는 김태정(金泰政)전 검찰총장 부인 연정희(延貞姬)씨가 자신의 매장에서 800만원짜리 검은 앙상블(재킷과 블라우스), 1200만원짜리 코트 등 호화의상을 구입했다는 한나라당측 주장에 대해 “우리 매장에서 가장 비싼 옷은 290만원짜리”라며 “1000만원짜리 옷을 산 사람이 있으면 찾아달라”고 일축했다. 반면 한나라당 의원들은 그를 거칠게 다뤘다. 법사위의 의상실 현장조사 과정에서 김씨가 의원들에게 “이회창(李會昌)총재 부인 한인옥(韓仁玉)씨도 우리 매장에 자주 온다”고 한나라당쪽을 걸고 넘어진 것이 괘씸죄에 걸렸기 때문.

아무튼 그는 청문회에 나온 만큼 이를 홍보기회로 활용하려는 전략도 세운 듯했다. 이날 앙드레 김측은 “TV방송 CF가 30초에 수천만원이나 하는데, 오늘 방송에 나오면 광고효과도 있는 것 아니냐”며 “유명 탤런트와 프로선수, 이집트대통령 부인 등이 우리 옷을 입는다”고 자랑했다.

〈윤승모기자〉ys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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