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오전 11시40분경 전체학위수여식에 이어 교육대학원에서 따로 열린 교육학석사 수여식은 그 흔한 박수소리도 들리지 않고 환호하는 사람도 보이지 않는 침통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사공정숙(司空貞淑)교육대학원장도 눈가에 손수건을 가져갔다.
김씨를 대신해 석사학위를 받은 미망인 최영란씨(37)는 “3년간 공부해서 얻은 학위다.그이가 살아있었으면 무척 좋아했을텐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한켠에서 울먹이던 김씨의 두딸 영경(11) 효경양(9)도 “아빠의 졸업식인데…”라며 “우리도 열심히 공부해서 아빠가 실망하지 않는 딸이 되겠다”고 말했다.
김씨의 논문은 ‘교사의 성격유형과 스트레스 수준 및 대처방법’으로 일선 교사생활에서 겪은 경험을 토대로 작성됐다.이 논문은 씨랜드 참사가 발생하기 하루 전인 6월 29일 최종 심사를 통과해 학위수여식만 남겨놓은 상태였다.
대학측은 김씨의 살신성인(殺身成仁)을 많은 사람들이 기리자는 의미에서 학위와는 별도로 특별상을 미망인 최씨에게 전했다.〈김상훈기자〉core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