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로비 청문회]이형자씨 세자매 "대납요구" 한목소리

  • 입력 1999년 8월 25일 19시 34분


‘세자매는 용감했다.’

25일 국회 법사위 ‘옷로비의혹사건’ 청문회에 출석한 최순영(崔淳永)신동아회장의 부인 이형자(李馨子·55)씨가 증언을 하는 동안 동생인 이영기(李英基·51), 이형기(李亨基·48)씨는 방청석을 지켰다.

이미 23,24일 청문회 증언대에 선 이형자씨의 두 동생은 “언니를 응원하러 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의 대한생명 조치에 대한 억울함을 강하게 토로한 이형자씨에 대해 여당의원들이 “의제외 발언”이라고 김을 빼자 두 자매는 “너무 한다”고 야유를 보냈다.

특히 영기씨는 국민회의 박찬주(朴燦柱)의원이 장황한 질의로 언니를 몰아붙이자 “도대체 무슨 말이냐. 요령이 없다”고 비아냥거렸다. 이 때문에 영기씨는 장내 정리를 맡은 국회 경위로부터 주의를 받기도 했다.

영기씨는 또 옆자리에 앉은 기자들에게 “언니는 우리의 왕”이라며 질의중인 의원들의 이름을 일일이 물어보는 등 적극적인 관심을 보였다.

세 자매는 일관되게 강인덕(康仁德)전통일부장관의 부인 배정숙(裵貞淑)씨와 라스포사 정일순(鄭日順)사장으로부터 옷값 2200만원의 대납 요구를 받았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세 자매의 서로 다른 답변태도도 관심을 끌었다.

이형자씨는 ‘맏언니’답게 시종 차분하게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며 감정 표현을 자제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형기씨도 이형자씨와 비슷한 스타일이었다는 평.

반면 영기씨는 다소 ‘튀는’ 답변으로 언니와는 대조적이었다. 24일 영기씨는 한나라당 황우려(黃祐呂)의원에게 “자료는 의원들이 열심히 뛰어서 확보해야 되는것 아니냐”고 맞받아쳤다.

〈정연욱기자〉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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