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정형근(鄭亨根)의원은 이날 라스포사 사장 정일순(鄭日順)씨가 “대통령이 되고 나서 이여사의 옷을 한 일이 없다”고 주장하자 라스포사 홍보물 사본을 제시했다. 홍보물은 A4 용지 크기로 정씨가 김대통령 부인의 미국 일본 영국 동남아 국빈 방문시 영부인 의상을 디자인 제작한 경력의 소유자라는 내용.
정씨는 “누가 이것을 만들었는지 모르겠다. 나를 모략하려고 그런 모양이다”며 부인했다. 국민회의 조홍규(趙洪奎)의원도 “사진도 없이 주인 약력만 타자 쳐놓은 의상실 홍보물이 어디 있느냐”고 거들었다.
그러자 정의원은 화제를 최순영(崔淳永)신동아그룹회장의 부인 이형자(李馨子)씨가 정씨에게 남편의 ‘선처’를 당부하는 편지를 청와대에 보내달라고 부탁했는지로 돌렸다. 강인덕(康仁德)전통일부장관의 부인 배정숙(裵貞淑)씨는 이에 대해 “정씨로부터 그런 얘기를 들었다”고 시인했으나 당사자인 정씨와 이씨는 “그런 말을 한 적 없다”고 부인했다.
정의원은 이밖에도 정씨의 남편이 언론 인터뷰에서 “우리 매장에서는 이여사를 A사모님이라고 부른다. 집사람은 이여사와 평소 잘 아는 사이로 A사모님은 청와대에 들어간 뒤에도 비서를 시켜 일주일에 두세번씩 옷을 사가신다”고 말했다며 정씨를 다그쳤다. 그러나 정씨는 이에 대한 즉답을 피한 채 “이여사가 야당시절에는 집에도 한두번 오셨지만 (정권이 바뀐) 뒤에는 ‘높은 사모님’인데 그렇게 오시겠습니까”라며 애매하게 넘어갔다.
〈김창혁·송인수기자〉ch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