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로비 청문회/빗나간 신문]여야, 大生인수과정 입씨름

  • 입력 1999년 8월 25일 19시 59분


‘옷로비의혹사건’ 청문회 마지막날인 25일 증인신문에서는 본안과는 거리가 있는 대한생명 인수문제를 둘러싸고 한때 여야의원간에 설전이 벌어졌다.

한나라당의 안상수(安商守)의원은 첫 증인인 최순영(崔淳永)신동아회장의 부인 이형자(李馨子)씨에게 “옷값으로 달라고 한 1억원을 다 주었다면 (남편이)구속 안됐을 것 아니냐”고 물었다.

안의원은 또 “최순영회장이 구속된데 대해 억울하게 생각하느냐. 최회장 구속 바로 다음날 금감위에서 대한생명을 인수하고 타고 다니던 차를 빼앗았다. 이에 대해 억울하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이씨는 “억울하게 생각한다”며 “(1억원을 주려고 했지만) 불의한 짓이라 생각해 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자 국민회의의 조순형(趙舜衡)의원이 강력히 항의하고 나섰다. 조의원은 “차라리 1억원을 줬더라면 구속을 면했을 것이라는 내용의 질문은 국민의 대표인 국회가 뇌물을 주라고 권장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조의원은 또 “안의원의 질문은 대한생명이 부실기업이 되고 회장이 구속된 것도 결국 사감(私感)에서 출발했다는 말이 된다”고 지적한 뒤 대한생명은 금융절차법에 따라 정상적으로 처리됐음을 강조했다.

조의원은 특히 “최순영회장의 밀반출 외화가 1억6000만달러, 불법대출금이 1조2000억원에 이른다”며 “이래도 대한생명이 사감 때문에 부실기업으로 정리대상이 됐다고 생각하느냐”고 반문했다.

이에 안의원은 “누가 뇌물을 주라고 했느냐. 옷로비의 부도덕성을 나타나기 위해서 증인의 심정을 물어본 것”이라면서 “다른 의원의 질문을 왜곡해 정치공세하지 말라”고 반박했다.

〈이재호기자〉leejae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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