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의원들은 이날 대질신문에서 △배정숙씨의 이형자씨에 대한 옷값 대납요구 진위 △연정희씨의 호피무늬 반코트 입수 및 반납 경위 △연정희씨의 최회장에 대한 검찰수사 사전누출 여부 등 진술이 엇갈린 부분을 추궁했으나 증인들이 개별 증인신문 때와 같은 주장을 되풀이해 진상규명이 이뤄지지 못했다.
이에 따라 법사위는 증인들의 진술을 면밀히 검토해 위증여부가 드러날 경우 검찰에 고발키로 했다. 또 한나라당은 “특별검사제를 조속히 도입해 진상을 규명하자”고 더욱 목소리를 높여 옷로비의혹사건은 계속해서 정치쟁점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옷값대납 요구 여부에 대해 이형자씨는 “98년 12월17일 배정숙씨가 연씨가 앙드레 김 등에서 산 2200만원어치의 옷값 대납을 요구한뒤 다음날 수천만원의 옷값 대납을 추가로 요구해 거절했다”고 주장한 반면 배정숙씨는 “그런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정일순씨도 “옷값대납과 관련해 이형자씨 자매에게 전화를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호피무늬 반코트의 전달 및 반환시기와 관련해 정일순씨는 “12월26일 연씨가 알지 못하는 사이에 옷을 차 트렁크에 실어 보냈다”고 진술했으나 이형자씨는 “정일순씨가 19일 저녁 동생 이영기씨에게 전화를 걸어 연씨에게 옷을 보냈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검찰수사 사전누출여부에 대해서도 배정숙씨는 “연씨가 11월7일 신라호텔에서 만나 ‘사돈인 조복희씨의 항공화물회사가 외화도피에 관련돼 있고, ‘63건’(최회장구속건)은 연말까지 보류돼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진술했고 이형자씨도 “배씨로부터 그런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고 가세했다. 그러나 연씨는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고, 대질신문에 이어 증인으로 나온 김정길(金正吉) 전행자부장관의 부인 이은혜씨(본명 이순희)도 “그 자리에 있었으나 그런 말을 들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 사건에 대한 사직동팀의 내사시기와 관련해 사직동팀은 1월15일이라고 밝혔으나 이형자씨와 배정숙씨가 “7,8일경 사직동팀에서 조사를 나왔다”고 진술해 수사 착수시기를 놓고 논란이 예상된다.
〈양기대·공종식기자〉k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