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로비 청문회]『청문회 뭣하러 하나』 국민들 개탄

  • 입력 1999년 8월 25일 23시 22분


‘먹을 것 없는 소문난 잔치.’

25일 국회에서 진행된 ‘옷로비 의혹사건’ 청문회 대질신문은 헌정사상 처음 국회에서 실시된 대질신문이라는 점에서 큰 관심을 모았다.

특히 그동안의 청문회 과정에서 배정숙(裵貞淑) 연정희(延貞姬) 이형자(李馨子) 정일순(鄭日順)씨 등 핵심증인 4명의 증언이 너무나 확연하게 엇갈려 대질신문을 하면 뭔가 갈피가 잡힐 것이라는 전망도 없지 않았다.

그러나 이날 대질신문이 끝난 뒤 청문회 모습을 지켜본 대부분의 사람들은 “과연 이런 대질신문을 할 필요가 있느냐”며 개탄했다. 증인들은 그동안의 증언을 ‘녹음테이프’처럼 반복했다. 의원들 역시 같은 질문을 되풀이했다.

대질신문이 이처럼 ‘속빈 강정’이 된 데는 무엇보다 신문을 한 의원들의 자료부족이 크게 작용했다. 검찰과 경찰이 일절 자료제출요구에 응하지 않은 데다 이해관계에 얽매일 수밖에 없는 증인들에게 아무런 ‘강제성’을 가할 수 없는 현실 때문이었다.

여기에다 △연씨와 배씨 증언의 진위를 가려줄 수 있는 김정길(金正吉)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 부인 이은혜씨의 불참 △정씨와 직접 통화를 했다는 이영기(李英基)씨의 불참 등도 진상규명의 본질적인 제약요인이었다.

〈박제균기자〉ph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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