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질신문에 출석한 연씨와 배정숙(裵貞淑)씨의 진술은 확연히 달랐다.
배씨는 “지난해 11월7일 신라호텔에서 연씨와 만났을 때 이형자씨의 사돈인 조복희씨를 ‘낮은 울타리’ 모임에 가입시키자고 연씨에게 제의했다. 그러나 연씨는 ‘항공화물 사업을 하는 조씨 집안이 최순영(崔淳永)신동아회장의 외화도피건에 직접 관련돼 있다’며 거절했다”고 밝혔다.
배씨는 “연씨가 ‘(검찰)특수부 사람들이 어떤데 그래요. (최회장의 구속은) 12월말까지는 외화유치건이 있으니까 보류된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연씨는 펄쩍 뛰었다. “조씨가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최회장의 사돈이라 가입을 거절한 것이지 조씨 집안이 뭘하는지 전혀 몰랐다”는 주장이다. ‘특수부 검사’와 ‘12월까지 보류’ 운운도 금시초문이란 얘기였다.
이형자씨는 “99년 1월 정일순(鄭日順)씨가 ‘연씨가 나더러 라스포사와 관련 없다는 자술서를 쓰라고 한다’며 벌벌 떠는 장면을 목격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정씨는 “내가 무슨 죄를 지었다고 자술서를 쓰느냐. 이씨가 거짓말한다”고 즉석에서 반박했다.
이씨는 또 “연씨가 ‘최회장은 12월에 구속될 것이며 외화도피에 관련된 최회장 사돈댁을 갈기갈기 찢어버리겠다’고 한다. 연씨 성격이 보통이 아닌 만큼 조심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는 배씨 얘기를 들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연씨는 “맹세코 그런 말을 한 일이 없다”고 부인했고 배씨도 “그런 얘기를 전한 일이 없다”고 반박했다.
〈박제균기자〉ph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