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무청, 고위공직자 병적발급 신청 엉터리기록 수두룩

  • 입력 1999년 8월 29일 18시 45분


“명색이 장성출신인데 ‘병역 미확인’이라니, 도대체 이게 어느 나라 병무청입니까.”

최근 병역사항을 신고하기 위해 병무청에 병적기록 발급을 신청했던 고위 공직자들로부터 이같은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

‘공직자 등의 병역사항 신고 및 공개에 관한 법률’에 따라 1급 이상 고위공직자들은 병무청에서 병적기록을 발부받아 이를 24일까지 부처별 감사관실에 신고하게 돼 있었다. 그러나 정작 병무청에는 해당자들의 병적기록이 없거나 잘못 기재돼 있는 경우가 다반사여서 문제가 발생한 것.

국회의 경우 감사관실을 통해 병적기록 발급을 신청한 200여명의 대상자 중 50여명이 병무청으로부터 ‘병적기록 없음’ 통보를 받고 뒤늦게 여기저기 병역기록을 찾아다니느라 신고 마감일을 넘겼다는 것.

심지어 육군중장 출신인 김복동(金復東)의원, 해병대사령관 출신인 박구일(朴九溢)의원도 병무청 병적기록이 없는 상태. 일병으로 제대한 H의원은 병적기록에 이병으로 잘못 기재돼 항의 끝에 뒤늦게 정정했다.

병무청의 병적 관리가 이처럼 허술한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예정대로 10월24일 공직자 병역 공개가 강행될 경우 허위 병적 등의 논란이 뒤따를 가능성이 높다.

〈윤승모기자〉ys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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