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유도 청문회]野 분풀이성 추궁…김태정씨 회피성 답변

김태정(金泰政)전검찰총장 등 전현직 검사들이 출석한 31일 국회 ‘조폐공사 파업유도’ 국정조사 청문회에서는 진상규명보다는 한나라당 의원들의 ‘분풀이성’ 추궁과 이에 대한 ‘회피성’ 반론만이 무성하게 오갔다.

○…이형배(李炯培) 서훈(徐勳)의원 등 한나라당의원들은 초반부터 마치 공소장을 낭독하듯 ‘DJ비자금’수사유보결정, 김현철(金賢哲)씨 석방, 북풍수사, 검찰 항명파동, 부인 연정희(延貞姬)씨의 ‘옷사건’ 관련 사실 등을 거론하며 김전총장에 대한 흠집내기에 주력했다.

이에 대해 일부 국민회의 의원들이 “파업유도와 관계없는 의제외 발언을 중단시켜라”고 목소리를 높였고, 한나라당 김문수(金文洙)의원 등은 “왜 민주국가에서 말을 막느냐”며 맞고함을 치는 등 소란이 몇차례 되풀이됐다.

○…김전총장은 이날 야당 의원들의 추궁에 “일방적인 정치선전만 하지 말고 답변할 기회를 달라” “오직 국가를 위해 충성을 다했을뿐이다”며 공격적 답변으로 일관했다. 이 때문에 한나라당 의원들은 “나치 독일의 선전상 괴벨스 같다”(김재천·金在千), “YS 시절에는 부산이 고향이라며 출세하더니 현 정권에서는 어느새 고향이 전남 장흥이라며 실세가 됐다”(서훈)며 김전총장을 성토했다.

이에 김전총장은 “어렸을 때 너무 가난해 외국영화의 자가용타는 장면을 보면서 나도 과연 그럴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기도 했다”며 간간이 ‘온정(溫情)’에 호소하기도 했다.

○…서훈의원이 “합법은 보장하고 불법은 필벌한다는데 ‘DJ비자금’은 합법인가 불법인가. 김대중(金大中)씨 비자금과 이회창(李會昌)씨 대선자금은 어떤 차이가 있느냐”고 ‘DJ비자금’문제를 기습 거론하는 바람에 여당의원들이 벌떼처럼 들고 일어나는 등 여야간에 한때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 국민회의 박광태(朴光泰)의원이 “무슨 엉뚱한 소리냐”고 고함을 치며 서의원의 발언을 제지하는 바람에 청문회 진행이 잠시 중단됐다. 박의원은 사태가 진정된 뒤에도 “대통령을 김대중씨라고 지칭하는 것은 양식의 문제”라며 계속 흥분.

〈윤승모·정연욱기자〉ysm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