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銀, 개인대출 연대보증제 첫 폐지

  • 입력 1999년 9월 1일 18시 23분


연대보증 없는 은행대출이 처음 등장했다.2일부터 기업은행에서 돈을 빌릴 때는 신용상태가 양호하고 고정수입이 있는 직장인은 자신의 신용대출 한도내에서 무보증으로 대출받을 수 있다.

보증인도 1인당 최고 1000만원까지만 연대보증을 세울 수 있다.

기업은행은 전국은행연합회가 7월말 확정한 연대보증제 개선안을 은행권에선 처음 이달부터 371개 모든 영업점에서 전면 실시한다고 1일 발표했다.

이에따라 개인대출의 경우 연대보증제를 폐지하고 원칙적으로 무보증 신용대출을 통해 돈을 융자해주기로 했다.

은행 대출을 받으려는 고객은 △연간소득 △직업 △주택소유 여부 △나이 △대출연체금 유무 등에 따라 신용대출 한도가 정해지며 이 금액내에서는 연대보증이나 별도의 부동산 담보없이 무보증 대출이 가능해진다.

기업은행은 신용대출 한도내에서 빌려준 돈에 대해서는 면책규정을 신설해 설령 떼이더라도 창구 직원의 책임을 묻지 않기로 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신용상태가 좋은 건실한 생활인은 오히려 은행 돈 빌리기가 쉬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대출 신청액이 본인의 신용대출 한도를 초과할 경우 연대보증인을 세우도록 하되 무분별한 보증을 막기 위해 보증인당 건별 최고한도를 1000만원으로 제한했다.

예컨대 신용대출한도가 1000만원인 사람이 2500만원을 빌리려면 나머지 1500만원의 보증을 받아야 하는데 1인당 보증 최고한도가 1000만원으로 묶여 있기 때문에 두명의 보증인이 1500만원을 분담해 보증해야 한다.

각 개인의 신용대출 한도와 보증한도는 통합 관리되기 때문에 남의 빚보증을 많이 서주면 그만큼 자신이 돈을 빌릴 수 있는 한도가 줄어든다.

신용불량자로 등록된 적이 없고 자기 집을 갖고 있는 상장회사 직원의 신용대출 한도는 근무경력이 10년이면 2000만∼2500만원,20년이상 근무한 40대중반 부장급은 3000만∼3500만원 가량 된다고 은행측은 밝혔다. 해당은행과 거래한 실적이 있으면 500만원 정도가 추가된다.

새 제도는 9월1일 이후의 신규취급 대출분부터 적용되며 기존의 연대보증은 채무자가 이미 빌린 대출금을 상환할 때까지 계속 유지된다.

기업은행측은 “기업고객에 대한 신용평가시스템이 완료되는대로 연대보증제 개선안을 기업대출로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기업은행이 연말로 예정된 연대보증제 개편안 시행시기를 4개월가량 앞당김에 따라 조흥 한빛 신한 주택 산업 등 시범은행으로 지정된 다른 은행들도 1∼2개월내로 시행시기를 앞당길 것으로 보인다.

〈박원재기자〉parkwj@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