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동원자금 규모가 사상 최대다. 사채업자와 펀드매니저 등 개인들이 연합한 주가조작은 그 규모가 대부분 100억원을 넘지 않고 기업주가 회사공금을 이용하더라도 수백억원에 불과했다는 게 검찰 관계자의 설명.
그러나 현대증권은 현대중공업에서 1882억원, 현대상선에서 252억원, 현대전자에서 100여억원 등 총 2200여억원을 동원해 시세를 조종한 것으로 드러났다.
둘째, 재벌기업이 계열사를 돕기 위해 주식시장을 이용한 최악의 주가조작으로 기록될 만하다. 검찰에 따르면 현대전자는 97년말 현재 부채비율 688%, 98년 지출예정 금융비용도 약 1조3500억원에 달하는 등 재무구조가 최악의 상태였다.
셋째, 증권사의 최고경영진이 회사차원에서 주가조작을 주도한 최초의 사건이 될 듯하다. 일반적으로 주식시장에서의 ‘작전(주가조작)’의 전형은 사채업자 등 ‘큰손’이 값싼 주식을 사모은 뒤 증권사 직원이나 펀드매니저 브로커 등과 짜고 주가를 높여 일거에 팔아치워 시세차익을 챙기는 것.
〈부형권기자〉bookum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