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우두성/'지리산 케이블카' 부작용 크다

지리산은 민족의 영산이며 자연생태계의 보고이다. 남한에서 고유의 토착 동식물 등 자연생태계를 인간의 간섭없이 자연 그대로 보전할 수 있는 영역을 갖추고 있는 유일한 지역이다. 반달곰 사향노루 등 멸종 위기 동물을 후손에게 물려주기 위한 터전이다.

전라남도는 최근 정부에 지리산 온천에서 노고단을 잇는 4.8㎞에 케이블카를 설치할 수 있도록 국립공원구역 및 시설계획 타당성 조사연구 용역 및 국립공원계획에 반영해달라고 건의했다. 전라남도는 건의서에서 “88년 천은사에서 남원 뱀사골을 연결하는 23㎞ 횡단도로가 개통된 이후 통행차량과 관광객이 급증해 지리산의 환경 훼손이 심각하다”는 이유를 들었다. 케이블카를 설치하면 지리산 횡단도로의 통행차량이 감소해 대기 환경 개선과 동물 이동을 보호할 수 있고 무분별한 등산로 개설로 인한 자연 훼손을 방지하고 원활하게 쓰레기를 수거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만일 지리산 온천에서 노고단 사이에 케이블카를 설치한다면 전라북도에서는 반야봉에, 경상남도 하동에서는 세석평전에, 산청에서는 천왕봉에 케이블카설치를 추진하려 할 것이다. 지방자치단체마다 주민들에게 지역감정을 부추기고 형평성을 주장하며 케이블카 설치를 건의하면 정부에서는 허가를 해주지 않을 수 없어 지리산에서는 경쟁적으로 돌이킬 수 없는 자연 파괴가 일어날 것이다.

우스갯소리일진 몰라도 지리산권에 사는 주민들 사이엔 지리산을 건드리는 사람은 망한다는 이야기가 있다. 60년대에 지리산 장터목 부근에서 대대적으로 도벌을 하다 사업자가 구속됐다. 지리산을 개발해 이익을 챙기려는 사업자들의 횡포를 지리산의 영성에 기대어 막아 보려는 주민들의 간절한 소망이 담겨진 이야기일 것이다.

잘 보전된 지리산의 자연생태계야말로 가장 큰 관광 자원임을 인식하고 자연을 파괴하는 케이블카 설치를 중단해야 한다.

우두성(지리산 생태보존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