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투르지만 우리말로 우리나라에 도착한 인사말을 드리겠습니다. 여러분의 덕택으로 이렇게 우리나라에 돌아올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을 마음으로부터 기뻐하고 있습니다.
소중한 제 어머니도 유골이 되어 버렸지만 오늘 같이 모시고 왔습니다. 살아 계실 때 모셔올 수 있었으면 얼마나 좋았겠는가, 그런 생각을 하면 가슴이 아픕니다. 그러나 우리나라 대한민국에 살고 계시는 동포들이 제 어머니가 일본에서 많은 고생을 하면서도 한국의 어머니로서 훌륭하게 살아왔다는 것을 잘 이해해 주시고 어머니의 일을 마음으로부터 따뜻하게 대접해 주고 계시다는 것을 알고 어머니의 아들로서 이 세상에 태어났다는 것을 행복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어머니와 제가 일본에서 어떻게 살아왔는가는 지금부터 여러가지 방법으로 동포들에게 알려가기로 하겠습니다. 32년 동안, 아니 모두 합쳐 52년 동안 왜 일본 형무소에서 살게 되었는가, 그 때문에 얼마나 많은 고생을 했는가를 알리겠습니다. 그러면 우리 동포들이 그것이 얼마나 놀랄 만한 사건이었던가를 잘 이해하리라 믿습니다. 그리고 어떤 마음을 갖게 되실지 (궁금합니다).
우리 말도 잘 모르고 우리나라 역사도 모르는 그런 재일동포가 우리나라에 오게 되었기 때문에 앞으로 어떻게 하면 좋을까를 모릅니다. 그런 이상한 동포이지만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잘 부탁합니다. 천국에서 보고 계시는 어머니도 기뻐해 주시고 계시겠지요.
1999년 9월 7일 권희로(김희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