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씨는 이날 오후 1시36분경 일본항공(JAL) 957기편으로 어머니 박득숙(朴得淑·98년 11월 작고)의 유해를 가슴에 안고 김해공항에 도착했다.
권씨는 도착 직후 “일본에서 태어나 그동안 일본사람 같이 살아왔으나 오늘부터는 한국사람으로 살겠다”며 “그토록 고국에 돌아가고 싶어하다 돌아가신 어머니의 마음을 받들어 한국으로 돌아왔습니다”라고 감격어린 목소리로 소감을 밝혔다.
권씨는 고령에다 오랜 수감생활로 다소 수척했지만 비교적 건강한 모습이었다.
권씨는 김해공항 의전주차장에서 이건개(李健介) 김동주(金東周)의원 등으로부터 환영꽃다발을 받고 ‘만세삼창’을 했다.
이어 권씨는 자신의 석방에 주도적인 역할을 한 朴三中(박삼중)스님과 함께 부산29가 2493호 승용차를 타고 부산 연제구 거제1동 자비사에 도착했다.
권씨는 자비사에서 어머니가 생전에 마련해 놓은 한복으로 갈아입고 3층 법당으로 올라가 모친 유해 봉안식과 부모에 대한 첫 제사를 지냈다.
이 자리에서 권씨는 여동생 풍자(豊子·67)씨 등 미리 입국한 가족 6명과 국내외 친인척 10여명 등과 31년만에 상봉했다.
권씨는 이날 오후 유해 봉안식을 마친 뒤 곧바로 해운대구 우동 조선비치호텔로 가 여장을 풀고 오후 6시경 내외신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에 앞서 도쿄(東京) 후추(府中)형무소에서 지바(千葉)형무소로 옮긴 권씨는 일본에서의 마지막 밤을 보낸 뒤 7일 새벽 형무소를 출감,일본 법무당국의 호위를 받으며 이날 오전 4시40분경 나리타(成田)국제공항에 도착했다.
그는 공항내에서 박스님과 잠시 만난 뒤 오전 10시25분경 법무당국의 차로 활주로에 대기중인 비행기 앞에 도착,차안에서 출국수속과 검색을 마쳤다.
한편 박스님은 이날 나리타공항에서 가진 일본언론과의 회견에서 “일본정부로부터 권씨에 대한 재입국 허가를 받지 않았으며 권씨는 앞으로 영원히 한국에 머물 예정”이라고 말했다.
〈부산·도쿄=조용휘기자·권순활특파원〉 silen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