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관계자는 7일 오전 수사진행상황을 기자들에게 브리핑하며 “우리(검찰)쪽 얘기가 현대로 다 들어가는 것 같다.앞으로 현대측에 유리한 질문을 하는 기자는 이름을 적어 놓아야겠다”며 주변여론에 신경을 곤두 세웠다.
또 임양운(林梁云)서울지검 3차장은 “세 사람의 대질신문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지만 한 검찰관계자는 “대질신문은 아니더라도 세 사람이 함께 모이는 자리는 반드시 마련될 것”이라며 수사검사들의 의지를 간접전달.
○…검찰과 현대그룹측은 정몽헌(鄭夢憲)현대전자회장의 소환 시기 등을 놓고도 밀고 당기는 기(氣)싸움(?)을 벌였다.
“미국 체류중인 정회장을 빠르면 9일쯤 소환할 것”이라고 임차장검사가 이날 오전 발표하자 현대측은 서울지검 기자실로 팩스를 보내 “정회장은 일정상 다음주 중순경에나 귀국할 수 있다”며 반박.
검찰은 이에 대해 “6일 밤 소환을 통보했을 때는 별 말 없다가 언론을 통해 딴 얘기를 흘리는 의도가 뭐냐”며 불쾌한 반응.
그러나 현대측은 이날 오후4시경 또다시 ‘현대증권이 부당이득을 취했는가.이익치회장이 개입했는가’ 등 주가조작 사건의 주요쟁점에 대한 해명을 담은 A4용지 5장짜리 팩스를 또다시 보내며 재역공.
○…6일 소환된 현대중공업 김형벽회장이 조사를 받고 있는 가운데 7일 현대상선 박세용회장과 이익치회장이 차례로 소환되자 검찰 주변에서는 “현대그룹 회장단 회의가 검찰청사에서 열리는 것 같다”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연일 검찰에 소환되고 있는 현대측 인사들은 그동안 취재진을 피해 검찰청사로 들어왔었으나 6일 현대중공업 김형벽회장부터는 포토라인에 서서 사진취재에 응했다.
현대측 변호인단은 이에 앞서 “현대중공업은 수억불짜리 LNG운반선의 해외 수주계약을 진행중이어서 김회장이 도망가는 듯한 뒷모습이 카메라에 찍히는 것은 이미지상 좋지 않다”며 취재진에게 협조를 요청하기도 했다.
〈부형권기자〉 bookum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