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주가조작 수사]검찰, 정몽헌회장에 출두 통보

  • 입력 1999년 9월 7일 19시 34분


현대전자 주가조작사건을 수사중인 서울지검 특수1부(부장검사 이훈규·李勳圭)는 7일 주가조작을 주도한 혐의로 현대증권 이익치(李益治·55)회장을 소환해 조사했다.

검찰은 이회장을 상대로 지난해 4월부터 11월까지 현대중공업 등 계열사 자금 2234억원을 동원해 현대전자 주가를 1만4800원에서 3만1200원까지 끌어올린 동기와 경위를 조사했다.

이회장은 검찰조사에서 “장기적 관점에서 반도체 경기의 활황 등으로 현대전자 주가가 상승할 가능성이 많다고 판단해 현대중공업 등 계열사에 투자 차원에서 현대전자 주식을 사도록 한 것”이라며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회장은 또 “검찰이 주장하는 주가조작 기간 중 현대전자 주식의 주가상승률은 130%로 전체 상장주식 903개종목 중 524위에 불과한 점으로 볼 때 주가를 조작했다고 할 근거가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검찰은 이미 조사를 받은 현대그룹 임직원들의 진술에 비춰 이회장의 혐의가 확인된 것으로 판단하고 이회장에 대해 증권거래법 위반(시세조종 등)혐의로 8일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검찰은 정몽헌(鄭夢憲·51)현대전자 회장에게 8,9일중 검찰에 출두해 조사받으라고 통보했다고 밝혔다.

임양운(林梁云)서울지검 3차장검사는 “정회장측에 8일 오전 10시까지 출두하라고 통보했으나 정회장이 ‘다음주 중반 이후에 출두하겠다’는 뜻을 알려왔다”며 “정회장에 대한 조사를 늦출 수 없는 상황이므로 8일 또는 9일 출두하라고 다시 촉구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정회장을 상대로 현대증권이 주가조작을 벌인 사실을 사전에 알았거나 사후에 보고받았는지 여부와 현대중공업과 현대상선이 현대증권에 주식매입 자금을 지원한 사실을 알았는지 등에 대해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또 현대증권에 252억원의 주식매입 자금을 지원한 현대상선의 박세용(朴世勇)회장과 김충식 사장도 7일 소환해 자금지원을 사전에 알고 있었는지 여부 등에 대해 조사했다.

검찰은 6일 소환한 현대중공업 김형벽(金炯璧)회장을 상대로 현대중공업이 현대증권에 1882억원을 제공한 경위 등에 대해 이틀째 조사했다.

〈부형권기자〉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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