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주가조작 수사]주가조작 주역은 누구?

  • 입력 1999년 9월 7일 20시 00분


박세용 현대상선회장
박세용 현대상선회장
현대전자 주가조작을 총 지휘한 사람은 과연 누굴까.

금융감독원은 4월21일 현대중공업 김형벽(金炯璧)회장과 현대상선 박세용(朴世勇)회장을 주모자로 지목, 검찰에 고발했다.

그로부터 4개월여. 검찰은 금감원 고발내용과는 180도 다른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주가조작은 이익치(李益治)현대증권 회장 단독으로 추진됐고 김,박 두회장은 참고인으로 바뀌었다.

금감원은 올 2월 본격적인 조사에 나서 한달 보름만에 결과를 내놨다.

현대중공업과 김형벽회장, 현대상선과 박세용회장이 서로 짜고 총 2134억원을 들여 현대전자 주식 894만여주를 사들이는 과정에서 명백한 시세조종 혐의를 잡았다는 요지였다.

금감원은 김회장과 박회장, 현대중공업과 현대상선 등 개인 2명과 2개의 법인을 검찰에 고발했다. 증권은 두 기업의 ‘창구’역할만 했다는 판단.

반면 검찰의 중간 수사결과는 이와 상반된다. 현대증권 이익치회장을 비롯한 임원들이 주가조작을 목적으로 두 기업에서 돈을 끌어썼다고 단정했다.

종합해보면 금감원은 현대증권 이회장을 빠뜨린 대신 현대그룹 전체를 건드린 반면 검찰은 이익치회장을 ‘주범’으로 지목한 것이 큰 차이점.

법조계에선 금감원과 검찰의 상반된 입장이 재벌정책상 필요성에 의해 생겨난 것으로 풀이한다. 우선 금감원이 주가조작 사건의 책임을 현대증권에 국한시키지 않은 것은 ‘현대 길들이기’ 차원이었다는 설이 있는가하면 검찰이 이익치회장을 표적으로 삼은 것은 모종의 정치적 이유가 있다는 소문도 무성하다.

〈정경준·정위용기자〉news9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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