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씨는 기자들과의 일문일답에 앞서 31년 전의 사건은 민족차별에 대한 항거였으며 당시 일본 경찰과 검찰이 이같은 사실을 고의적으로 왜곡해 자신을 기소했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이번 귀국으로 ‘김의 전쟁’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을 것으로 보는가.
“나는 31년 전 사건을 저지르기 전이나 사건을 저지른 후에도 일본인 전체를 저주하거나 미워한 적이 없다. 문제는 재일동포를 차별하고 멸시하는 일본인이 그때나 지금이나 여전히 있다는 것이다. 내가 미워하는 대상은 바로 이런 차별을 하는 일본인들이다.”
―귀국사실이 한국에서 크게 보도되면서 한일간의 감정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는데….
“아직도 내 가슴속에는 일본인들에게 당한 여러가지 일이 남아 있지만 모두 밝히면 한국 정부와 일본 정부, 한국 국민과 일본 국민 사이에 여러가지 파문이 예견된다. 어떻게 과거를 정리해야 할지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
―어머니는 어떤 존재인가.
“31년 전 사건 당시 어머니는 나에게 ‘훌륭하고 당당하게 죽으라’고 말했다. 살아 계셨을 때 모시고 오지 못하고 유골을 모시고 돌아와 너무 가슴이 아프다.”
―교도소 내에서도 차별 대우를 받은 적이 있는가.
“형무소 안에서도 직원들에게 차별 대우를 많이 받았다. 일본인 재소자 중에도 한국인을 멸시하는 말을 하는 사람들이 있어 싸울 뻔한 적도 많았다.”
〈부산〓조용휘·이현두기자〉ruch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