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강압적 임의동행 불법체포 해당＂

서울고법 형사4부(재판장 송기홍·宋基弘부장판사)는 11일 영장없이 강압적으로 피의자를 연행한 혐의로 기소된 검찰직원 조모씨에 대한 재정신청사건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직권남용 체포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당시 피해자 정모씨는 끌려가는 수모를 당하기 싫어 수사관의 동행요구를 수용했고 조씨는 물리적 힘이라도 써서 연행할 의사를 갖고 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며 “체포의 개념에는 몸을 묶는 유형적인 것은 물론 협박처럼 무형적인 방법도 포함되는 만큼 상대방의 동의없이 협박과 같은 무형적 수단에 의해 이뤄진 임의동행도 수사기관의 불법체포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재판부는 범행 당시 수사관행 등을 감안, 조씨에게 징역 4월과 자격정지 1년의 형 선고를 유예했다.

조씨는 서울지검 남부지청에 근무하던 93년 3월 변호사법 위반 혐의를 받고있던 정씨를 임의동행하는 과정에서 동행을 거부하는 정씨에게 “단단히 손을 봐 줘야겠다”는 등으로 공포분위기를 조성한 뒤 검찰청까지 연행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하태원기자〉scooo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