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회복돼도 1백만명은 실업』… 재경부 분석

  • 입력 1999년 9월 13일 18시 02분


외환위기 이전에 2%대였던 자연실업률이 외환위기 이후 4%대로 두배가량 높아져 앞으로 경기가 아무리 좋아져도 경제활동인구 중 100만명은 실업상태에 있게될 전망이다.

자연실업률은 인플레를 유발하지 않는 가운데 달성할 수 있는 최저실업률로 이 수준의 실업률이면 완전고용을 달성한 것으로 간주한다.

재정경제부는 13일 외환위기 이후 노동시장 유연화, 기업 구조조정 등으로 자연실업률이 4%대(실업자 100만명안팎)로 분석됐다며 고실업사회에 대비한 대책을 마련중이라고 밝혔다.

재경부는 우선 올해 6%대인 실업률을 오는 2002년까지 4%대로 점진적으로 낮추고 그 이후엔 4%수준을 유지하는 중장기 실업대책을 시행하기로했다.

재경부 경제정책국 관계자는 “실업률이 감소추세에 있지만 과거처럼 2%대에 도달하는 일은 불가능하다”며 “실업률 4%대면 완전고용에 이른 것으로 판단하고 그 이하로 내려갈 경우 경기과열을 우려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고 밝혔다.

노동시장 유연화와 기업구조조정으로 근로자 해고가 과거보다 훨씬 쉬워진 가운데 정보화사회 전환에 따른 자발적 실업도 늘어날 것이라는 게 재경부의 분석이다.

명지대 최강식(崔康植·경제학과)교수는 “노동시장의 정보체계, 고용관행 등에 따라 자연실업률은 나라마다 달라진다”며 “이같은 점을 고려할 때 우리나라의 자연실업률은 대략 4%대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최교수는 “외환위기 이전에 2%대 실업률을 보였지만 인력부족양상이 나타나는 등 부작용도 컸다”며 “정부가 실업대책에 예산을 쏟아부어도 2%대 실업률은 달성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이런 상황에서 실업률을 낮추기 위해 무리한 실업대책을 집행하는 경우 인플레만 가속화하는 부작용이 나올 것이란 분석이다.

실업률이 4%대 시대가 부정적 의미만 갖는 것은 아니라는 해석도 있다. 실업자 대다수가 단기실업자일 경우 노동시장은 오히려 활성화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최교수는 “향후 실업대책은 실업률 낮추기보다는 장기실업자 감축에 놓여져야 한다”며 “단기실업자가 많다는 것은 실직자가 빠른 시일내에 일자리를 구한다는 의미이며 그만큼 인적자원의 효율적 배분이 이뤄지면서 생산성을 높이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재경부는 새로운 일자리의 창출과 함께 취업능력의 향상을 위한 교육훈련강화, 마찰적 실업 기간 단축에 실업대책의 촛점을 맞출 방침이다.

마찰적 실업이란 직장을 옮기는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실업상태에 놓여있는 경우다.

〈임규진기자〉mhjh2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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