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비밀장부는 삼부파이낸스 공금횡령 사건수사에서 결정적인 물증이 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검찰수사 결과 일반투자자가 맡긴 돈의 일부는 삼부파이낸스의 창구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이 비밀장부에 계상(計上)된것이 드러났다.
이 장부에는 양회장이 일반투자금 249억원을 개인 활동비와 생활비 명목으로 250여차례에 걸쳐 인출한 흔적이 남아 있다.
혐의사실을 완강히 부인하던 양회장도 압수된 비밀장부를 보고 수사팀에게 두 손을 들었다는 후문이다.
이 때문에 이 장부는 양회장의 횡령여부를 가려내는데 중요한단서가 됐을 뿐만 아니라 장부에 기재된 내용의 ‘비중’에 따라 향후 검찰 수사에서도 뇌관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
비밀 장부가 압수된 곳은 삼부파이낸스 부산 본사 근처의 한 비밀사무실. 양회장은 활동비 명목으로 인출한 돈으로 서울의 I,K 호텔 등에서 장기 투숙하면서 여러 부류의 사람들을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양회장은 또 검찰에서 ‘파이낸스 양성화’를 골자로 하는 입법청원운동도 벌이려 했다고 밝혀 로비자금으로 사용했을 가능성도 시사했다.
앞으로 검찰 수사의 핵심은 양회장 개인 활동비와 생활비의 최종 사용명세를 규명하는 것.
수사발표 당시 검찰은 양회장이 96년부터 3년간 수차례 인출한 돈에 대해서 일일이 기억하지 못해 수사 기술상 어려움이 따른다고 했다.
그러나 13일에는 “일반투자자의 투자금 회수를 위해 개인 유용액에 대해 계속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다소 단호한 모습으로 선회한 느낌이다.
검찰이 비밀장부를 토대로 활동비와 생활비 사용처를 얼마나 규명할 지 주목된다.
〈정위용기자〉viyonz@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