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스 사태]'청구' 회장형제 싱가포르 도주

  • 입력 1999년 9월 16일 20시 42분


정부 당국이 ‘제도 금융화’등의 대책을 마련하지 않는 한 부산지역 80여개 파이낸스사는 연쇄도산이 불가피한 것으로 보인다. 금융전문가들은 삼부와 청구파이낸스 사태로 파이낸스사에 대한 신뢰가 땅에 떨어졌기 때문에 현재 상태에선 파이낸스사의 재기가 불가능하다고 입을 모았다. 부산대 양준모(梁峻模)교수는 “금융의 특성은 신뢰인데 파이낸스사는 이미 신뢰를 회복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른 것 같다”고 지적했다.

▼ 파이낸스사 움직임

부산시파이낸스협회는 16일 부산진구 범천1동 협회사무실에서 긴급회장단 회의를 열고 당국이 투자자와 파이낸스사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를 마련해 줄 것을 촉구했다.

이런 가운데서도 자금형편이 비교적 괜찮은 것으로 알려진 일부 파이낸스사는 만기 투자금을 ‘분할상환’키로 하는 등 정상영업에 필요한 자구책을 내놓았다.

반도파이낸스는 추석(24일)전까지 만기 투자자가 상환을 신청할 경우 5일후 원금의 20%, 10일후 나머지 80%를 지급하고 추석후에는 중도해지도 해주기로 했다.

파이낸스 업계에선 이들 파이낸스사가 합병을 추진해 활로를 모색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20일까지 중도환매와 만기금 지급을 중단키로 한 삼부파이낸스의 경우 정상영업이 불투명한 실정이다.

또 청구파이낸스는 전국 54개 영업점의 셔터를 내리고 임직원들이 모두 잠적해 피해자들이 속출할 것으로 보인다.

나머지 70여개 파이낸스사도 투자금 지급을 중단한 채 개점 휴업상태다.

▼ 청구파이낸스 수사

수사부산 남부경찰서는 16일 부산총괄본부장인 윤모씨(33)와 지점장 6명 등 이 회사 간부 9명을 소환해 투자금의 규모와 사용처 등에 대해 조사했다.

경찰은 이날 김회장 형제가 잠적하기 전날인 13일 비서실 직원들을 시켜 거래은행에서 수억원을 빼오도록 한 사실을 밝혀냈다.

〈부산〓조용휘·석동빈기자〉silent@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