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노동자도 맘놓고 병원에＂…의료공제조합 출범

국내의 15만 외국인노동자들을 위한 의료공제조합이 출범한다.

성남 부천 안산 등 수도권에 있는 12개 외국인노동자 상담소는 21일 국회 소회의실에서 외국인노동자를 위한 민간차원의 의료공제조합 결성식과 함께 관련 심포지엄도 개최하기로 했다.

이는 권희로(權禧老)씨의 귀국과 함께 국내에서도 자각이 일고 있는 국내거주 외국인의 인권문제, 특히 대부분 불법체류자 신분인 외국인 노동자의 인권 및 복지문제에 전환점을 마련할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현재 국내에 체류중인 외국인노동자 중 수도권에만 절반 이상이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이들은 대부분 의료보험에 가입하지 못했기 때문에 병이 나면 국내보험가입자 진료비의 2배를 부담해야한다.

현재 이 공제조합에 참여의사를 밝힌 수도권내의 병원은 서울의 강남성모병원과 서울적십자병원 등 10개 종합병원과 90여개 개인병원을 포함해 100여곳에 이른다.

공제조합측은 청년의사회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의 적극적 도움으로 가입진료기관을 올해말까지 300곳까지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외국인노동자를 위한 초기 의료공제조합 형태는 성남 수원 등 일부지역 노동자상담소를 중심으로 95년부터 지역단위로 이뤄져 왔다. 하지만 가입자가 워낙 적은데다 가입병원도 지역적 제한에 묶여 폭넓은 혜택을 주지 못했다.

그러다 올해 2월 사회복지재단 공동모금회를 통해 5000만원의 사업비를 지급받으면서 이들을 포괄하는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게 됐다.

외국인노동자가 이 공제조합에 가입하면 1∼3차 진료기관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국내 보험수가보다도 60∼70% 낮은 액수만 내면 되도록 참여 병원측과 협의가 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참여 병원들이 상당한 의료비를 부담해주는 셈. 대신 조합원이 되려면 가입비 5000원에 매달 회비 5000원을 정기적으로 납부해야 한다. 이들에게는 별도의 의료보험카드가 지급된다.

공제조합측은 우선 12개 외국인노동자 상담소 이용자들을 중심으로 올해안에 2000명의 조합원을 확보하고 2001년까지 조합원수를 1만명까지 늘리면 재정자립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02―745―8220∼1

〈권재현기자〉confett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