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연휴를 앞두고 일요일까지 반납해가며 일하기를 2주째. 그러나 이들의 얼굴은 피곤은커녕 활기로 넘쳐났다.
▼직원 65%가 회사 떠나▼
이번 추석은 그동안 임직원 모두가 똘똘 뭉쳐 IMF로 인한 도산위기를 극복한 뒤 처음 맞는 추석이기 때문이다.
‘2년만에 만져볼 상여금 봉투….’
자동부 작업반장 오양환(吳亮煥·42)씨 등 직원들의 얼굴에 남다른 감회의 빛이 스쳤다. 베어링을 생산해 대기업에 납품하는 대림금속은 2년 전만 해도 직원 180명에 연 매출액 160억원의 ‘잘 나가는’ 중소기업이었다.
그러나 IMF에 대기업들이 잇따라 쓰러지면서 경영은 급격히 악화됐고 97년말 부도를 맞았다.
부도의 대가는 가혹했다. 직원의 65% 가량이 정든 회사를 떠나야 했다. 남은 직원들도 월급은 커녕 수당 한푼 받지 못했다.
그러나 남은 직원들이 반납한 월급으로 원자재를 수입해 공장을 일단 재가동시켰다. 회사를 살리겠다는 일념 하나로 직원들은 섭씨 50도가 넘는 찜통같은 작업장에서 밤낮없이 일에 매달렸다. 지난해 추석땐 부도 이후 처음으로 월급이 지급됐지만 당장 쓸 생활비도 없는 마당에 고향을 찾을 수 있는 직원은 거의 없었다. 그로부터 3개월 뒤 경기가 호전되면서 직원들의 땀과 눈물이 결실을 맺기 시작했다. 꾸준한 품질 향상과 수출 개척의 성과가 나타나면서 주문이 밀려들기 시작했던 것.
▼월급반납 원자재 구입▼
올 4월엔 밀렸던 월급이 모두 지급됐고 6월부터는 매출이 부도이전으로 회복되는 ‘기적’같은 일이 일어났다. 40여명의 직원도 추가로 채용됐다.
이사장은 “역경을 딛고 똘똘 뭉쳐 회사를 되살린 기쁨이야말로 모두에게 가장 값진 추석보너스”라며 활짝 웃었다.
〈윤상호기자〉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