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를 보낸 사람은 이씨의 아들 정모군(19)이 5월 머리를 다쳐 20일간 입원했을 때 밤낮을 가리지 않고 극진히 치료해 주었던 인천사랑병원 신경외과 전문의 김진만(金鎭萬·35)씨.
‘심하게 다쳐 응급실로 실려온 정군을 보니 부모님께서 마음에 큰 상처를 입게 될 것 같아 가슴이 아프더군요. 여섯살난 아들을 둔 부모의 입장에서 열심히 치료했고 결과적으로 정군이 다시 건강을 찾게돼 저도 참 기쁩니다.’
이씨는 편지를 읽으며 입원 당시 김씨가 보여준 헌신적인 ‘사랑’이 다시 떠올라 가슴이 뭉클했다. 또 퇴원 후에도 수시로 집에 전화를 걸어 상태를 확인하고 의학서적을 보여주며 아들의 증세를 자상하게 설명해 주던 일들이 머리를 스쳐갔다.
김씨의 이번 편지는 이씨가 지금은 건강을 되찾아 입시공부에 전념하고 있는 아들편에 직접 식혜를 만들어 선물한 데 대한 답례였다.
김씨는 이 편지에서 ‘할 도리를 한 것 뿐’이라며 ‘정군의 앞날을 위해 기도하고 애정의 마음으로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이씨는 혼자 간직하기엔 너무 가슴이 벅차 의사 김씨가 보내온 편지와 함께 이같은 사연을 담은 자신의 편지를 최근 동아일보사로 보내왔다.
이씨는 “가진 자가 더 갖기 위해 범죄를 저지르는 삭막한 사회로 알고 살아왔는데 이제는 우리 사회에도 남을 배려하고 사랑할 줄 아는 따스한 사람이 많다고 얘기하고 싶다”고 말했다.
〈인천〓박희제기자〉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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