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제작 ‘아리랑 1호’ 美수송 007작전 방불

  • 입력 1999년 9월 28일 19시 40분


‘조심조심 살금살금.’

국내에서 처음 제작한 인공위성 ‘아리랑1호’를 대덕연구단지의 항공우주연구소에서 발사장인 미국 캘리포니아주 반덴버그공군기지로 옮기기 위한 4박5일간의 수송작전이 28일 시작됐다.

5년간 2242억원의 막대한 예산을 들인데다 조그만 변화도 성능에 영향을 미칠 만큼 예민한 ‘물건’이어서 과학자들은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 위성을 수송하는 데 드는 비용은 보험료를 포함해 2억4000만원. 경찰 과학기술자 항공사 직원 등 연인원 40명이 수송작전에 동원된다. 아리랑1호는 28일 국내에서 마지막으로 모습이 공개된 후 온도(섭씨 15∼28도)와 습도(50% 이하)가 자동조절되는 컨테이너에 탑재돼 이동준비를 마쳤다. 아리랑위성을 대덕에서 김포까지 실어나르는 것은 30일 새벽. 무진동 특수차량에 실린 위성은 차량이 뜸한 자정에 대덕을 출발, 시속 70㎞ 이하의 속도로 4시간 달려 김포공항에 도착한다. 속도를 너무 내면 위성체에 누적피로가 생겨 부품에 결함이 생길 수 있기 때문.

만일의 사태에 대비, 경찰차량 등 7대가 호위를 맡는다.

위성을 실은 컨테이너는 김포공항에 도착한 뒤 진동방지공간이 마련된 화물기에 실린다. 위성체 무게는 470㎏에 불과하지만 항공기에 탑재되는 컨테이너는 7t 분량.

아리랑1호는 미국 반덴버그공군기지에 도착하면 11월19일 발사돼 내년부터 한반도 주변의 정밀지도제작과 해양자원관측 등의 활동을 할 예정.

항공우주연구소 관계자는 “워낙 비싼 물건인데다 처음 해보는 위성수송작전이어서 어떤 문제가 생길지 예측할 수 없다”고 고민을 털어놓았다.

〈김학진기자〉jean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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