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이 최근 국회 법사위에 제출한 국감자료에 따르면 서울시는 공항로의 양화교 앞을 비롯해 △경인로 문래고가차도 앞 △남부순환도로 낙성대 입구 △대치역 교차로 △복정역 교차로 등 5곳에서 올 1∼5월중 무려 6991건의 전용차로 위반을 단속했다.
이는 같은 기간 서울시내 전역에서 단속된 위반건수의 25%에 해당하는 것으로 이들 5개 지역에서는 지난해에도 1만6359건이 단속돼 서울시내 전체 단속건수의 12%를 차지했다.
공항로 양화교(강서구 등촌동) 앞 구간(길이 288m)의 경우 우회전 지점을 앞두고 청색 실선과 점선이 무려 8번이나 바뀌는 등 버스전용차로가 불합리하게 표시돼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특히 차량이 혼잡한 시간대에는 우회전하려는 차량의 운전자가 앞쪽의 청색 실선을 잘 볼 수 없기 때문에 먼저 나타나는 청색 점선을 통해 전용차로로 들어갔다가 적발되는 경우가 많았다는 것.
감사원은 “서울시가 ‘건수 올리기’에 치중해 길이가 고작 18m 밖에 안되는 마지막 청색 실선 끝에서 집중단속을 펴온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은 또 “일부 구간의 버스전용차로는 버스정류장 등이 잘못 설치돼 있어 지리에 익숙하지 않거나 특별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일반 차량들이 위반하기 쉽게 표시가 잘못 돼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한 시민들의 이의제기도 잇따라 지난해부터 올 상반기까지 1년반 동안 무려 2200여건의 이의신청이 서울시에 쏟아졌다.
서울시 관계자는 “감사원이 지적한 구간들은 도로여건상 단속 가능성이 높았던 게 사실”이라면서 “실선 대신 점선표시 구간을 대폭 늘렸으며 앞으로도 운전자들이 불편을 느끼는 구간을 찾아 점선구간을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경달기자〉da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