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국민회의 정호선(鄭鎬宣)의원에 따르면 ARS 후원금은 특히 전국 10개지역 9개 전산소에서 개별 집계하고 있어 전국적인 전체 통화건수가 집계되지 않기 때문에 마음만 먹으면 통화건수 조작으로 후원금을 가로챌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화건수를 조작할 경우 시스템 미비로 이를 확인하는 것조차 불가능한 실정이다.
한국통신은 또 일반적인 정보제공(IP)사업자의 700서비스에 대해서는 휴대전화로도 정보이용이 가능토록 하고 있으나 공익적 성격의 ARS 후원금은 휴대전화로 성금을 낼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전국에 2000여개에 달하는 IP업체의 700서비스는 정보이용료의 10%를 수수료로 받지만 ARS후원금은 커미션을 받을 수 없기 때문.
정의원은 지난해 8월 KBS가 실시한 수재의연금 행사에 걸려온 ARS후원금(통화당 1000원)을 한국통신이 수작업으로 집계한 결과 1072만4995통의 전화중 3만7123통이 휴대전화로 걸려왔다고 공개했다. 따라서 이들 3만7123명은 후원금을 내지 못한채 1737만여원(3분 468원)의 통화료만 지불한 셈.
ARS를 통해 후원금을 모금하고 있는 정의원은 “깨끗한 정치구현을 위해 의정사상 처음으로 이 제도를 도입해 올해 6월11일부터 30일까지 ARS를 통해 179만원(통화건수 358건)을 모금했지만 한국통신으로부터 받은 돈은 21만6000원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한국통신측은 이에 대해 “전산 오류로 인해 후원금 모금 전화번호를 전국단위가 아닌 서울지역으로 입력함으로써 타 지역에서 걸려온 후원금 통화건수는 반영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KBS는 현재 ‘사랑의 리퀘스트’란 고정 프로를 통해 불우이웃돕기 ARS 모금행사를 벌이고 있으며 방송 3사는 올해 8월까지 25개의 ARS 모금행사를 벌였다.
특히 방송사들이 올해 ARS로 모금한 161억4600만원의 성금중 43억여원은 휴대전화를 통해 접수되는 등의 이유로 전달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통신 관계자는 “전국 9개 전산소의 통합 시스템을 구축하는 방안을 모색중”이라며 “방송사 및 이동전화 사업자와 협의해 ARS후원금을 휴대전화로도 낼 수 있도록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 훈기자〉dreamlan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