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광그룹 탈세의혹]청와대 朴수석 일문일답

  • 입력 1999년 10월 3일 23시 13분


박준영(朴晙瑩)청와대공보수석은 3일 오후 기자들과 만나 홍석현(洪錫炫)중앙일보사장의 조세포탈혐의 구속과 언론탄압 시비에 대한 청와대의 입장을 다음과 같이 밝히고 기자들과 일문일답을 가졌다.

★"여러 기업 탈세 조사"

▽박수석의 설명〓보광 사주가 사장으로 있는 중앙일보와 일부 기관에서 언론탄압이다, 언론 길들이기다라는 주장을 하고 있으나 언론개혁시민연대라든가 외국언론에서는 비교적 사실대로 보도하고 있다. (홍사장 구속이) 언론탄압과 언론 길들이기가 아니라는 것은 여러분이 잘 알 것이다. 국세청이 보광만 수사한 것이 아니라 여러 기업을 조사했다.

조만간 그 내용도 발표되겠지만 국세청이 보광건을 사전에 밝힌 것은 중앙일보가 언론 길들이기라는 주장을 해 공론화됐기 때문이다. 홍사장 구속 후에도 계속 언론탄압 주장을 하고 있지만 절대로 언론 길들이기가 아니라는 것은 중앙일보가 그동안 다양한 채널을 통해 여러 제의를 해왔으나 (우리가) 이를 거절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임기내 협조도 제의"

중앙일보는 홍사장 구속전에도 ‘홍사장이 물러나고 모든 경영진의 인사를 정부가 원하는대로 해도 좋으니 잘 처리해달라’는 요청을 해왔다.

그러나 이 문제는 국세청과 검찰이 국법질서를 정확히 하고 조세정의와 사회정의를 세우려는 차원에서 하고 있는 일이어서 협상의 대상이 아니라는 판단에서 그 기관들(국세청과 검찰)이 자율적으로 하도록 했던 것이다. 만약 언론 길들이기가 목적이었다면 중앙일보측의 이런 제의를 받아들였을 것이다. 이같은 제의는 홍사장이 검찰수사를 받는 과정에서 직접 했고 다른 채널을 통해서도 해왔다.

그러나 우리는 사안을 조세정의 차원에서 적발했기 때문에 아무리 언론사 사주라도 사회비리를 덮어서는 국법질서가 바로서지 않는다고 생각해 처리했다.(중앙일보측으로부터) 잘 처리해주면 임기내에 협조를 하겠다는 제의까지 있었지만 우리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일문일답

―중앙일보가 그런 제의를 했다고 공개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우리가 언론 길들이기를 했다면 그런 타협을 할 수도 있는 것이지만 그런 타협을 하지 않았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그동안 이뿐만 아니라 홍사장이 검찰에서도 똑같은 제의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 중앙일보는 정치적으로 해석했는지 모르지만 우리는 그것이 조세정의 차원에서 적발된 상태이기 때문에 아무리 언론사 사주라고 하더라도 그 비리를 덮고 넘어가서는 국법질서가 바로 서지 않는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심지어는 이것을 잘 처리하면 (대통령) 임기내에 잘 협조하겠다고 제의까지 했지만 우리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언론자유와는 별개"

―그런 제의를 홍사장이 검찰 수사중에 했다는 것인가, 아니면 홍사장 말고 다른 사람들이 대신 했다는 것인가.

“(홍사장) 본인도 포함되고 다른 사람도 포함된다. 검찰 수사전에 여러 채널을 통해 그런 제의를 해 왔다. 또 검찰 수사를 받으면서도 똑같은 제의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보광그룹과 중앙일보는 전혀 별개이고 언론의 자유와는 다른 문제이기 때문에 사회정의와 법 절차에 따라 처리한 것이다. 탈세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고 일반 국민이 세금을 더 내야 하는 공평과세의 문제이다. 한 사람이 탈세를 하면 다른 사람이 그만큼 세금을 더 부담해야 한다. 조세문제는 국민의 이익에 관한 문제다. 언론이나 국민도 그동안 공평한 세정을 요청해 왔다.”

★"반론권행사 검토중"

―중앙일보는 언론탄압이라고 보도하고 있다. 반론권을 행사할 계획이란 말도 있던데….

“(반론권 행사를) 검토중이다.”

〈최영묵기자〉moo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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