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대한항공을 모체로 한 한진그룹은 이번 조사 결과로 국제적인 이미지 실추는 물론 5416억원에 달하는 탈루세액을 추징당하게 돼 그룹 창립 이후 최대 위기를 맞았다.
그룹내부적으로는 조중훈(趙重勳)한진회장과 조양호(趙亮鎬)대한항공회장을 정점으로 한 경영권 향방에 큰 변화가 불가피하게 됐고 재계에도 큰 파장이 예상된다.
▽상상을 초월한 탈루세액〓한진그룹 계열사와 조중훈한진회장 일가가 국세청으로부터 추징당한 세금은 무려 5416억원으로 사상 최대금액. 92년 현대그룹이 국세청의 주식이동조사 후 부과받은 세금 1361억원의 4배 규모다.
재벌그룹 오너 부자가 동시에 검찰에 고발된 것도 이번이 처음.
국세청이 이번 조사에서 특히 중점을 두어 파헤친 분야는 국제거래를 통한 탈세 및 외화유출. 대한항공은 97년말 현재 외화부채가 62억달러를 넘고 수입 지출의 80% 정도를 외화로 거래하는 대표적인 국제기업이기 때문이다.
한진그룹은 주로 항공기 구입과정에서 받은 리베이트를 국내로 들여오지 않고 해외현지법인에 넘겨주거나 국내에 반입한 경우에도 이익에 산입하지 않고 오너 일가의 개인용도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제거래 규명에 초점〓이번 국세청 조사는 수법의 정교함으로 탈루규명이 어려웠던 국제거래를 본격 해부했다는 점에서 평가를 받고 있다.
대한항공은 97년말 현재 외화부채가 62억달러를 상회하고 수입 지출의 80% 정도를 외화로 거래하는 대표적인 국제기업. 국세청은 국제거래에 초점을 맞춰 한진그룹을 지난 6월29일 이후 3개월동안 해부했다.
그 결과 한진그룹은 주로 항공기 구입과정에서 받은 리베이트를 국내에 들여오지 않고 현지법인에 이전하거나 국내에 들여올 경우 익금에 산입시키지 않고 비자금을 조성, 오너 일가가 개인용도로 사용하는 수법으로 탈세를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또 조양호씨 등 형제는 90년 이후 계열사 증자과정에서 기업자금을 빼돌리거나 조회장으로부터 직접 현금으로 증여받아 증자납입대금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져 변칙적인 부의 증여나 사전상속이 광범위하게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
국제거래 부문에서 대규모 탈세가 적발되기는 이번이 처음으로 국세청은 9월1일 서울지방국세청 조사3국에 국제조사과를 신설, 향후 국제거래를 이용한 탈세에 적극 대응할 태세다.
▽향후 파장〓재계는 앞으로 국세청을 동원한 정부의 재벌개혁이 더욱 강도높게 진행될 것으로 보고 크게 긴장하고 있다.
특히 국세청이 6일 국정감사를 이틀 앞두고 한진그룹 조사결과를 전격 발표한 것도 세무조사에 대한 정치적 타협을 거부하고 음성탈루 소득자에 대한 전면승부를 벌이겠다는 의지로 받아들이고 있다.
국세청은 우회증여 의혹을 받고 있는 삼성그룹 이건희(李健熙)회장 일가에 대한 세무조사가 주식변동 사항에 대한 전산분석이 끝나는 대로 곧바로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또 공정거래위원회의 5대그룹에 대한 부당내부거래 조사결과를 넘겨받아 곧바로 세무조사에 착수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치영기자〉higgle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