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중앙사태」 국감 공방

  • 입력 1999년 10월 4일 22시 45분


박지원(朴智元)문화관광부장관은 4일 국회 문화관광위 국정감사에서 중앙일보 고위간부가 7월 보광에 대한 세무조사가 실시된 직후 ‘선처’를 부탁했으나 완곡하게 거절했다고 밝혔다.

박장관은 한나라당 의원들이 중앙일보 기사를 인용해 “보광에 대한 국세청 세무조사가 실시된 직후 중앙일보 간부에게 ‘7월4일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미국방문에서 돌아오면 책임지고 조용하게 처리되도록 말씀드리겠다’고 얘기한 적이 있느냐”고 물은 데 대해 이같이 답변했다.

박장관은 “당시 중앙일보측이 먼저 그런 부탁을 했으나 책임있는 답변을 할 위치에 있지 않고 국세청에서 현재 조사가 진행중이라는 점만 밝혔다”면서 “다만 언론 주무부처 장관으로서 협력할 일이 있으면 협력하겠다는 말만 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박장관은 또 한나라당 의원들이 △중앙일보 편집국장 논설실장 인사에 개입했는지 여부 △지난해 3월9일 중앙일보 사장실을 찾아가 컵을 깨며 ‘협박성 압력’을 가했는지 여부 등을 집중추궁한 데 대해 “모두 사실과 다르다”고 부인했다.

박장관은 이어 “공보책임자로서 언론에 설명과 해명을 하고 잘못된 부분에 대해 반론권을 행사한 적은 있지만 언론탄압을 한 사실은 없다”고 덧붙였다.

박성범(朴成範)의원 등 한나라당 의원들은 이에 앞서 “현정부는 탈세라는 표면적인 이유를 내걸어 DJ정권에 비판적인 중앙일보 사주를 구속했다”면서 “최근 일련의 중앙일보 보도에서 드러나듯 박장관 등 현정부는 교묘한 수법으로 언론통제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은 이날 또 중앙일보사태의 진상을 파악하기 위해 ‘언론탄압 진상조사 특별위’를 구성할 것을 제안했다.

한나라당은 또 박장관의 이날 문화관광위 답변이 ‘위증’이라며 ‘국회에서의 증언 감정 등에 관한 법’에 따라 박준영(朴晙瑩)대통령공보수석비서관과 작년 3월 당시 중앙일보 편집인인 금창태(琴昌泰)부사장 등 중앙일보 관계자 4명, 그리고 국제언론인협회(IPI)부회장인 방상훈(方相勳)조선일보사장을 증인으로 채택할 것을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김창혁·공종식기자〉ch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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